가덕신공항 이어 또 예타조사 생략
文정부 예타 면제 규모 100조 훌쩍
與 ‘광역교통·버스 예타면제 확대법'도
부산 또 간 李 “與 시장 돼야 역사 전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울산 남구를 찾아 “울산 공공의료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최단 시일 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곧 대표직을 사퇴하고 대권 도전에 나서는 이 대표가 부산 가덕도신공항에 이어 또 한 번 예타 면제를 약속하며 선거운동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 도전을 위한 사퇴 시한(3월 8일)을 1주일 남긴 2일 울산 남구에 위치한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공공의료원이 없는 도시가 대한민국 광역시 이상에서는 광주와 대전·울산뿐”이라며 “그런데 대전과 광주에는 대학병원이라도 있는데 울산에는 그것마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가운데 대전의료원은 예타 면제 대상으로 이미 선정됐고 지난달에는 서부산의료원의 예타 면제를 국무회의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울산 공공의료원과 부산 가덕도신공항 등 사업의 예타를 면제할 경우 문재인 정부 예타 면제 사업 규모는 100조 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가 이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문재인 정부 예타 면제 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2021년 2월까지 총 예타 면제 규모는 96조 8,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따라 12조 8,000억~28조 6,000억 원(국토교통부 추산)이 소요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예타가 면제된다. 이 대표가 이날 예타 면제를 약속한 울산의료원 사업비도 1,500억~2,000억 원 규모(울산광역시 추산)에 달한다.
더 나아가 예타 면제 대상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법안도 민주당에서 발의된 바 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은 사업 시행자가 80% 이상 재원을 부담하는 광역 교통 시설과 광역 버스 운송 사업을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지난달 26일 발의했다.
학계와 시민사회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예타 면제가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4일 논평을 통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선거 때마다 대규모 국책 사업을 검증없이 추진하는 전례가 될 수 있음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 대표가 부울경 지역 표심을 의식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예타 예외가 지나치게 보편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다시 부산 가덕도를 찾아 “이번 부산시장은 부산의 역사를 가덕도신공항 이전에서 이후로 바꾸는 전환기를 책임질 시장”이라며 “민주당 사람이 시장이 될 때 역사적 전환이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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