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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 시사…미국 보수 진영 '트럼프 앓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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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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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올랜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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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차기 미국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폐막 연설을 통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신당 창당설을 ‘가짜뉴스’라고 부인하면서 자신이 공화당을 단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대통령에 다시 도전하거나 ‘킹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열린 CPAC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나를 그리워하느냐?”는 질문으로 청중의 열띤 환호를 유도한 다음 선거 유세 스타일의 연설을 시작했다. 퇴임 39일 만에 한 첫 대중 연설 내용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90여분 동안 자신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민주당이 훔쳐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자신의 업적을 치켜세운 반면 바이든 대통령을 혹평했다. 그리고 탄핵에 동조한 공화당 정치인들을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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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참석자들이 27일(현지시간) 황금색으로 도금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랜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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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4년 전 시작한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미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강하고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을 이겼다면서 “나는 세 번째로 그들을 패배시키기 위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대선과 2020년 대선에 이어 2024년 대선에도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주류와의 마찰 와중에 나온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선 “신당을 창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고 “우리에겐 공화당이 있다. 공화당은 더 단합하고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은 미국 현대 역사상 어떤 대통령보다도 가장 형편없는 첫 달을 보냈다”고 혹평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이런 사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선거·정치여론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54%로 취임 이후 트럼프 비슷한 시기 트럼프 전 대통령의 43%에 비해 11%포인트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리즈 체니 하원의원, 밋 롬니 상원의원 등 자신에 대한 2차 탄핵에 동조한 공화당 정치인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그들을 모두 제거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탄핵 찬성파 의원들의 2022년 선거 출마를 봉쇄하기 위해 그들과 대적할 공화당 예비후보들을 지지·후원하는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 전역의 보수주의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이 집결한 올해 CPAC에는 황금색으로 도금된 트럼프 전 대통령 동상이 등장해 단연 인기를 끌었다. CPAC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감을 묻는 간이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5%로 압도적 1위였다. 미국 보수 진영의 ‘트럼프 앓이’가 여전함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당’으로 고착되는 데 대한 비판과 우려도 있다.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을 우상화하면 우리는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음모론에 사로잡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너무 의존하면 퇴행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동조한 인물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현실 정치에 복귀를 알리는 사실상의 선언이라면서 그의 이름이 적힌 역사의 페이지를 뒤로 넘기기를 원하는 공화당 주류 진영과 그에게 공화당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는 포퓰리스트 진영의 내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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