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루돌프 모습으로 꾸민 드론이 대구 수성구 파동에 있는 한 아동보육시설 어린이들에게 비대면 방식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다. (기사와 관계 없음) 2020.12.2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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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중국 기업들이 70% 이상 독차지하고 있는 드론 시장에서 한국 연구자가 제안한 드론 평가 표준안이 국제표준화 기구에서 채택됐다.
1일 이미경 세종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구(ISO) 드론(무인기) 분과에서 신뢰성 평가 기술 국제 표준안 4건이 이미경 교수의 제안으로 통과됐다.
드론은 주로 군용으로 개발되다 최근 들어서 급속히 민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민간 드론 산업의 성장세에 비해 드론 관련 표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표준화 분야에서 말하는 '표준'은 특정한 기술이나 상품이 가져야 할 요건이다. 이번에 이미경 교수가 제안·통과된 표준 4건은 드론의 '신뢰성 표준'이다.
신뢰성 표준은 제품이 주어진 조건에서 고장없이 일정 시간 성능 및 기능을 유지하는지 검사할 방법이다. USB 표준과 같은 기술표준이 '같은 방법으로 만들자'는 약속이라면, 신뢰성 표준은 '같은 방법으로 제품의 수명·내구도를 계산(추정)하자'는 약속이다.
이 교수는 2019년 ISO 드론 분과에 신뢰성 표준을 제안, 지난해 의결권을 가진 국가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는 "드론 신뢰성 분야에서 ISO 표준안이 채택된 것은 최초"라며 "표준 논의과정에서 지금 표준안이 급하지 않다는 의견 등 중국 표준 전문가들의 견제가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투표 결과 21개국의 만장일치로 표준안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채택된 4개의 표준 제안 중에는 산업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가속수명시험(ALT)가 포함됐다. 가속수명시험은 일부러 가혹한 환경에서 제품을 시험해 제품의 수명을 추측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접는 스마트폰(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광고에 '20만번 접었다 펴도 튼튼하다'는 표현이 쓰이는데, 20만번 접으면서 제품의 고장률을 따져 수명을 측정하는 것이 가속수명시험이다.
가속수명시험법과 같은 제품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만들어지면, 제품 개발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품질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 양산 제품 평가가 용이해지는 효과가 일어난다. 또한 표준을 선점할 경우, 해당 분야의 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안전기술원(KIAST) 항공인증본부의 한정호 박사는 "신뢰성과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제품이 (품질에 대한) 인증을 받으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효과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표준안이 채택되면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므로 우리나라 산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KIAST 등과의 협업을 통해 표준안 고도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 교수는 "현재 드론 시장은 중국 업체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드론 제작사는 규모가 작아 이러한 표준 제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신뢰성 표준안 채택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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