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28일에만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 등지에서 최소 18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유혈사태다. 공식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여러 도시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시위대를 시민들이 이송하는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 참가자가 군경이 쏜 실탄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사망자가 발생한 양곤은 최대 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해당 사망자가 경찰 피격으로 숨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양측 간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얀마의 유엔 주재 대사는 유엔 총회에서 쿠데타를 공개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해 군부로부터 파면당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는 지난 26일 유엔 총회에서 자신은 군사정권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문민정부를 대표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쿠데타는 용납될 수 없으며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정권의 탄압에 미얀마 공직자 대다수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초 모 툰 대사는 고위 공직자 중 처음으로 쿠데타를 공개 비판해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설을 끝내면서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사진은 SNS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미얀마 군정은 초 모 툰 대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다음 날 그를 유엔 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초 모 툰 대사는 로이터통신과 통화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맞서 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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