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멀고 험난한 집단면역…1년가량은 더 마스크 쓰고 버텨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집단면역 대장정’ 첫발…앞으로 과제는

[경향신문]



경향신문

5만8500명분 화이자 백신 국내 도착…오늘부터 의료진에 접종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초도물량 5만8500명분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하고 있다. 이 물량은 27일부터 서울 중앙예방접종센터 등에서 의료진에게 접종된다. 공항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3분기 돼야 접종…고위험군 ‘65세 이상’은 빠져
전문가들 “변이 바이러스 등 변수…접종률 최대한 끌어올려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6일 백신 접종 첫날, 시민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고 친구를 만나거나 여행하는 등 곧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제 겨우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집단면역 시점은 11월. 국민 70%가 9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원활한 백신 공급 등 당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백신 접종이 첫발을 뗐지만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면서 마스크를 쓴 채 1년 가까이 더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접종을 마치기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한동안은 사회 전반적으로 접종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접종은 요양병원 및 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가 대상이다. 27일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도 코로나19 의료진이다. 일반 국민 대다수는 올해 3분기가 되어야 접종이 시작된다. 사실상 6월까지는 확진자 수나 중환자 및 사망자 발생을 극적으로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도입된 백신은 전체 물량에 비해 극히 소량인 데다 고위험군인 65세 이상의 기저질환자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적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당장 안심하기보단 접종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백신 접종으로 경각심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차 접종을 마친 이후에도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일부는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확산세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도 주요 변수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더 강한데 최근 국내 유입 사례가 늘고 있다. 집단면역 형성 전에 확산세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윤 교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접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 백신으로는 예방하기 힘든 새로운 변이주가 나올 수도 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현재 백신으로 지금의 변이 바이러스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올가을쯤 감당 못할 변이주가 생길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접종 계획도 앞당겨야 하고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일상 회복까지) 짧아도 1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상 회복이 머지않았다’는 식의 희망만 전할 게 아니라 상존하는 위험을 투명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교수는 “방역의 절반은 소통”이라며 “정부가 국민에게 섣부른 기대감을 심어주면 경각심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도 “백신 접종 시작이 (확산세 반전의) 중요한 사건이긴 하지만, 우려의 메시지를 덧붙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최대한 많은 국민이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는 백신 접종이 안전하게 잘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설득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1년간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자원을 총동원해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준·조형국 기자 jchang@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돌아온 광장, 제주도 ‘일호’의 변신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