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엔드 이펙터 방식의 보행 재활 시스템 `G-EO 시스템`을 환자가 사용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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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진단과 판독을 돕는 의료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가장 유명한 의료 AI로는 미국 IBM이 개발한 '왓슨'이 있다. 개발 당시 290종의 의학 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장 이상 전문 자료를 학습한 왓슨은 이처럼 풍부한 의학지식을 기반으로 의사 진단을 돕는 의료 AI 기능을 하고 있다.
왓슨은 7초 안에 치료법에 대한 의견을 강력 추천, 추천, 비추천 등으로 나눠 제시할 수 있다. 의사는 이를 참고해 환자에 대한 치료법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왓슨은 매주 수만 편씩 쏟아지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기존엔 의사가 일일이 이런 논문을 찾아 읽어야 했지만 왓슨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환자가 촬영한 영상 판독을 돕는 의료 AI도 있다. 여러 영상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의사가 일일이 영상을 보며 판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최종 판독은 의사가 하지만 AI 도움을 받으면 판독 작업에 걸리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한희 여의도성모병원 교수팀이 개발한 소장 캡슐 내시경 영상 판독을 위한 딥러닝 알고리즘이 있다. 이 알고리즘은 96% 이상의 높은 판독 정확도를 자랑한다. 캡슐 내시경은 알약 형태 기기로, 입으로 삼켜 식도·위장·소장 등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캡슐 내시경은 초당 수십 번 촬영해 8~12시간에 걸쳐 5만장 이상의 정지 영상을 생성하기때문에 의사가 영상을 판독하는 데 수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526건의 소장 캡슐 내시경 검사에서 추출된 7556장의 영상으로 개발된 이 교수팀의 알고리즘은 순식간에 정지 영상들을 판독할 수 있어 판독 시간을 확 줄여준다.
의료 AI는 진단과 판독 지원을 넘어 질환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나이, 성별, BMI, 질병 이력 등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고혈압, 암 등 질환 발병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국내에선 의료 AI 솔루션 기업 뷰노가 AI를 기반으로 한 패혈증 조기 예측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이 알고리즘은 패혈증 발생을 최대 12시간 전부터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뷰노는 6만명 이상의 중환자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 중환자실에서 치료가 필요한 패혈증 환자 선별에 사용되는 기존 예측 지수 대비 최대 18%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의료 AI로 만성 질환도 관리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해 인슐린을 자동으로 주입해주는 AI 기반 인공췌장 기술을 포항공과대(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매일 주사해야 하는데, 섭취 음식 속 탄수화물 양을 매번 확인해 인슐린 양을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포스텍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파고 알고리즘으로도 잘 알려진 강화 학습에 약리학 개념을 추가해 자동으로 인슐린 양을 계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AI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제1형 당뇨병 환자가 하루 평균 89.56%의 정상 혈당 범위를 유지해 식사 정보 없이 만성 질환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AI의 미래는 밝다.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이 개발되며 '라이프로그' 데이터 수집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라이프로그 데이터는 수면 시간, 운동량 등 일상 생활 속에서 쌓이는 건강 데이터다.
의료 AI 전문가인 이정혜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최근엔 스마트워치 등에서 수집되는 건강 데이터 등 의료 AI를 위해 쓰일 수 있는 자료가 많아지고 있다"며 "미래에는 현재 따로 관리되는 이들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의료 AI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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