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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엔비디아, 가상화폐 붐·코로나 영향으로 4Q '어닝 서프라이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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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매출 전년비 61% 급증
가상화폐 채굴용 그래픽 카드 출시 예고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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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 산업이 성장하고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데다 가상화폐 붐도 호재로 작용했다.

24일 CNBC방송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50억300만 달러(약 5조539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3.10달러였다. 레피티니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매출 48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81달러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으로 매출 53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45억1000만 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소비자와 전문가를 위한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는 그래픽 부문과 데이터 센터, 자동차, 로봇에 쓰이는 반도체를 판매하는 네트워킹 부문으로 나뉜다. 그래픽 부문의 매출은 30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고, 네트워킹 부문의 매출은 91% 급증한 1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게임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한 24억9500만 달러였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0% 늘어난 수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가 신고점을 달성하며 채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도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인 그래픽처리장치는 가상화폐 채굴에 많이 쓰이는데, 범용성이 높은 RTX3080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게임 관련 매출 중 1억~3억 달러가량이 가상화폐 채굴용 구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는 이에 맞춰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설계된 그래픽카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인 게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대량 구매가 GPU 품귀 현상을 심화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엔비디아는 신제품을 전문 채굴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대니얼 뉴먼 퓨처럼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제품을 명확하게 구분하면 게임 사업에 해를 주지 않고 수요의 다양화에 대응하기 쉬워진다”며 “용도별 실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면 기회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2017~2018년 가상화폐 붐이 일었을 때 그래픽카드 공급량을 늘렸다가 가격 폭락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기억이 있어 엔비디아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시 엔비디아는 넘치는 재고로 인해 실적이 정체했고, 그때 내려간 주가는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성장한 2019년 중반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을 상대로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는 사업은 앞으로 우리 사업의 작은 일부가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년간 130% 가까이 폭등했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 반도체 업체였던 인텔도 뛰어넘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2% 급등한 579.96달러에 마감했다.

[이투데이/최혜림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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