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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 세계에서 채권 투매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사우디 국채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사우디 왕정 재정이 탄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사우디 왕정은 이날 3년물과 9년물 국채를 입찰해 15억유로(약 2조214억원)를 조달했다. 금리는 각각 -0.057%, -0.646%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은 3.9%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에너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사우디의 GDP 대비 재정적자가 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왕정은 지출을 줄여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유로 표시 국채를 발행한 이유도 재정적자를 고려한 조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부터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유로 표시 채권을 발행하면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중국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유로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사우디는 2016년 이후 꾸준히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유료 표시 국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유가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오르며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HSBC는 올해 사우디 GDP가 4%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주요국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투매가 이어졌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최고 0.11%포인트나 급등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1.4%선을 돌파했다. 장중 최고 0.09%포인트 오르며 1.43%까지 치솟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1.4%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모두 올랐다.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70조달러 규모 채권 시장 수익률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멀티버스 지수는 올해 들어 1.9% 하락했다. 현재 흐름이 지속된다면 201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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