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연설
정부가 유엔 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보편적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들어 반발했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은 23일(현지시간)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화상 기조연설에서 “‘위안부’의 비극은 보편적 인권 문제로 다뤄져야 하고, 그러한 분쟁하의 중대한 인권 침해의 재발을 반드시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분쟁하 성폭력’을 시급한 인권 문제로 거론하며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현재와 미래 세대가 귀중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는 생존자 중심 접근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의 발언에 일본 정부는 발끈했다.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일·한 합의에 비춰 (최 차관의) 발언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차관이 일본을 직접 언급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음에도 국제사회 상호 비난을 자제하도록 한 일본은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면서 항의한 것이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최근 5년간 외교장관이 매번 참석해온 흐름과 대조된다. 외교부는 정 장관 취임 초기 빠듯한 일정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로 유엔 무대에서 인권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인권 이슈를 상대적으로 중시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외교 수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외교장관이 직접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차관을 내보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최 차관은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에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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