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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충남도 공무원노조, 간부 ‘갑질’ 항의해 국장실 폐쇄…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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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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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공무원노조가 간부의 ‘갑질’에 항의해 해당 국장실을 폐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24일 충남도와 충남도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반 정 모 미래산업국장(51) 사무실을 책상과 의자로 폐쇄한 뒤 정 국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 국장이 2019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충남도로 파견온 뒤 최근까지 직원들을 상대로 인격 모욕성 발언을 일삼는 등 수 십여 차례 갑 질을 해왔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 국장은 결재과정에서 “일을 이렇게 밖에 못하냐”, “책상을 빼겠다”는 등의 모욕성 발언은 물론 심지어 결재서류를 던지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낮 자치행정국 직원들은 정 국장 사무실 앞에 있던 의자 등을 치웠다.

노조 단체 토론방에도 ‘(정 국장이)술을 마셔 운전할 수 없다고 말해 야근 도중 50분 거리 집까지 태워준 뒤 사무실에 와서 일한 적이 있다’, ‘카드를 주면서 담배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한 적도 있다’는 등의 폭로 글도 잇따랐다.

김태신 노조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임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 국장의 ‘갑질’로 직원들의 호소가 잇따라랐고 심지어 전체 직원 6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다른 부서 이동을 요구했을 정도”라며 “양승조 충남지사 등에게 10여 차례 대책을 요구했으나 갑질은 계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공개사과와 업무배제, 원대복귀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더욱 강도 높은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양 지사가 소속 중앙부처와 협의해 전출 등의 조치를 요청했으나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접수될 경우 감사 등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정 국장의 입장을 듣기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출장 등의 이유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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