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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증시·가상화폐 빚투 열풍에 가계빚 1630조 '최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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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이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증시와 가상화폐 자산가격 등이 급등하자 '빚투' 열풍이 불어닥친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말 가계신용 잔액이 172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년 최대 기록을 경신해온 가계신용은 지난해에만 125조8000억원(7.9%)이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주택담보대출+기타대출)와 판매신용으로 구성된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대출액 등을 말하고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지칭한다. 작년 말 가계부채는 1630조2000억원(주택담보대출 910조6000억원+신용대출 719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3분기 말보다 44조5000억원(2.8%)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한 원인은 역대급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자산시장 활황이 계속되자 개인이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에 나섰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동안 판매신용은 소폭 감소했다. 4분기 말 판매신용 잔액은 9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000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소비 감소로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과 주식자금 수요로 기타대출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은 작년 4분기에만 20조2000억원 증가해 2016년 4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4분기 기타대출은 24조2000억원 늘어나 통계 편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한국 가계가 진 빚의 증가 속도는 주요국 중에서도 눈에 띄게 빠르다. 매 분기 세계 각국의 부채보고서를 발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증가폭이 38개국 중 베트남 태국에 이어 세 번째로 가팔랐다고 밝혔다. IIF가 집계한 한국의 지난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8%로 사상 처음 100%를 돌파했다. 주요국 중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압도적 1위다. 한국(102.8%)의 뒤를 영국(91.4%) 홍콩(86.4%) 미국(78.8%) 등이 잇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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