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터랩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이미지 /사진=이루다 공식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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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에 쓰인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 '진저' 등 모바일 앱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해 증거 보전을 명령했다
19일 이루다 AI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림에 따르면 이날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증거보전 신청을 인용했다.
증거보전신청은 개인정보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 증거 확보를 위한 법적 절차다. 따라서 스캐터랩은 이용자들의 사적 대화가 담긴 카카오톡 DB를 임의로 파기할 수 없다.
앞서 스캐터랩은 지난달 '이루다'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관련 기관의 조사가 종료되는대로 이루다 AI 서비스와 관련된 DB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본격적인 손해배상 청구에 앞서 스캐터랩이 수집·보관한 카톡 대화 내역이 소송의 핵심이라며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법원 역시 이용자들의 대화 내역이 담긴 DB가 향후 소송을 위한 조사에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피해자 측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이 사건 피신청인(스캐터랩)은 실명 등을 불완전하게 삭제했고 대화에 포함된 성적 대화·사상·신념·영업 비밀 등을 그대로 (이루다 AI의) DB 학습 용도로 사용했다"며 "이를 이루다 AI 서비스를 통해 다수에게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를 확인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DB 내역을 확인해야 하기에 증거보전을 신청했다"며 "법원이 이를 인정해 인용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조만간 본안 소송을 제기한다. 신상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확보된 DB를 바탕으로 스캐터랩의 위법행위를 밝히고 개인정보 침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본안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스캐터랩에 피해자들이 스캐터랩에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 전체 DB를 포함해 이를 가공 조치해 별도 보관하고 있는 DB, 이루다 AI 학습과 서비스 제공에 사용된 대화 내역 등을 법원에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스캐터랩에 대해서는 피해자 집단 소송과 별도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이루다 AI의 개인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가 피해자 집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집단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이루다 AI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집단 소송에 45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스캐터랩이 이루다 이전에 선보인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 '진저' 등을 통해 카톡 대화 데이터 분석을 해준다며 수집한 사적인 카톡 대화들을 이용자 동의 없이 이루다의 기계학습(머신러닝)·심층학습(딥러닝) 데이터로 활용하면서 개인정보가 무단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이에 따라 자신들이 제공한 카톡 대화가 더이상 AI 개발에 쓰일 수 없도록 하는 개인정보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위자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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