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플로리다에서도 청원운동
하버드 총장 '학문의 자유' 옹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인권운동가 故김복동 할머니 2주기 기일을 맞은 2021년 1월 2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흰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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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일제의 성노예 제도를 부인해 논란을 빚고 있는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 교수에 대해 학계와 미 한인단체 등의 비판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지난 3일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 올린 청원에 17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1만 5000명을 넘겼다. 이 청원은 램지어 교수의 반성과 자진 논문 철회, 그의 논문을 게재할 예정인 학술지(국제 법 사회 리뷰)의 논문 철회, 하버드대학의 램지어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한인단체도 기자회견을 열어 램지어의 교수직 사임을 요구했다.
국제 학술지 ‘국제 법·경제 리뷰’는 3월호에 램지어 교수가 쓴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란 논문을 게재하기 앞서 최근 초록을 온라인에 올렸다. 핵심 내용은 ‘일본 정부가 조선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 게 아니라, 매춘 모집업자와 예비 매춘부들이 적은 노동으로 돈을 벌려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로운 계약을 맺고 일본 고객을 상대로 장사했다’는 것이다.
비판 여론에도, 로렌스 바카우 총장은 이미 반크에 답장을 보내 논문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램지어 교수가 논쟁적인 견해를 표현한 것도 학문의 자유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램지어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일본법과 기업법을 강의하는 교수다. 18세까지 일본에서 자라 일본어에 능통하며, 미국 대학에서 일본사를 전공했다. 하버드대에서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교수(일본 기업인 미쓰비시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미)’이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오래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학계에선 램지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네티컷대의 저명한 한국·일본사 교수인 알렉시스 더든은 최근 “램지어의 논문은 30여년의 세계 위안부 연구 성과를 무시한, 흑인 노예사나 홀로코스트 부인에 준하는 학문적 사기”라고 했다.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도 “(램지어의 주장은) 실증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 인근 지역에 거주중인 한인들도 집단 움직임에 나섰다. 하버드대가 소재한 매사추세츠 한인회를 비롯해 인근 뉴욕, 뉴저지한인회 등 17개 한인단체들은 공동으로 '체인지' 청원 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위안부와 관련된 램지어 교수의 모든 저술물의 삭제를 요청하는 한편 그의 논문을 게재하기로 돼 있는 '국제 법 경제 리뷰'측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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