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성 의문 주장 제기…기업들 예상보다 적게 뛰어들수도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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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이 5500만원을 돌파하면서 연일 상승세다. 이와 함께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됐다며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이 가상통화 시장에 예상보다 적게 뛰어들 것이란 조사도 나왔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약 0.3% 상승한 5490만1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9시33분 555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연초 대비 약 72%가량 급등하자 일각에선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명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다"며 "투자자는 손실을 입을 것이며 다시는 그 가격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금 등 대부분의 상품은 효용성이 있는데 비트코인은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며 "채권이나 주식 배당금처럼 안정적 수입도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루비니는 과거부터 비트코인 효용성을 의심했다. 그는 지난달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1월 15일 비트코인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트코인은 급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입장을 꺾지 않고 연일 비트코인 매입은 투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비트코인에 적정 탄소세율을 적용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며 "기회를 놓칠까봐 두려워하는 개인투자자의 투기로 인해 거품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블리엘 마클루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도 의문을 표했다.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클루 총재는 이날 더블린에서 열린 웨비나(웹 상에서 진행되는 세미나)에서 "비트코인을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300년 전 튤립 파동(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과열투기현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가상통화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조사를 인용해 미국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조사 대상 재무담당자 77명 중 84%가 가상통화를 기업 자산으로 보유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5%에 그쳤다.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에 포함하지 않는 이유로는 변동성과 규제 문제, 해킹 위험 등을 꼽았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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