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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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 때 5만달러(약 5500만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점차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뉴욕에서 오전 7시32분(현지시간) 5만191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4분기에 170% 상승해서 연말에 약 2만9000달러에 달했고 올해 들어서만 70% 넘게 더 오르는 등 급등을 지속하고 있다.
테슬라가 1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상승에 불을 붙였고, 기존 주류 금융업계에서도 점차 가상화폐를 거래 수단이나 투자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한 때 폭등 후 폭락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이번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은 가상화폐의 보유·이전·발행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도 올해 중 자체 네트워크에서 가상화폐를 지원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처음으로 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미국 마이애미 주정부는 직원의 선택에 따라 봉급을 암호화폐로 지급할 수 있고, 세금 납부도 허용하겠닫고 밝혔다.
이 추세대로라면 장래 암호화폐가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디지털 경제가 대세로 자리 잡고, 디지털경제에 걸맞는 디지털화폐인 암호화폐가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지도 모른다는 문제 제기가 확산되고 있다.
다른 시각도 있다. 17일 CNBC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이 달러를 위협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알수 있는 미래 범위 안에서는 달러 경제가 계속된다”며 “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비트코인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달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암호화폐도 달러가 가진 국제통화의 지위에는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전쟁 전에는 은행들이 각자 지폐를 발행했다면서, 현재로 비유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 등이 각기 다른 화폐를 찍어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이날 WSJ에 “많은 사람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가상화폐들을 사고 있다”면서 “돈을 날리고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실질적인 사용처가 거의 없는 데다 채권이나 증권처럼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실제 통화가 아니라면서 “ECB는 그것을 매수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디지털 경제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서도 화폐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가 향후 자사 자동차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흥훈 블록체인밸리 대표는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수도 없고, 대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트코인은 달러와는 다른 쓰임새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금처럼 자산의 가치가 있으며 비트코인이 디지털화폐라고 해서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것이며 오히려 금 매장 및 채굴보다 더 한정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암호화폐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등 몇 개의 기축 암호화폐로 수렴될 것이고 이는 전 세계 수많은 국가의 화폐가 따로 있지만 국제결제수단으로 통용되는 화폐는 달러, 엔, 유로화 등 몇 개 안되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게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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