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만 홀로 강세…기술주와 제약·바이오 등은 주춤
비트코인 사상 최초 5만달러 돌파…이후 하락 매물 출회
경제 회복 믿고 과감히 투자하는 이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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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추가 부양책 기대로 상승 출발한 미국 증시가 국채 금리 상승과 비트코인 가격 변동 영향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0% 오른 3만1522.75에 마감했다. 반면 S&P500은 0.6% 내린 3871.74에, 나스닥 지수는 0.34% 떨어진 1만4047.50에 장을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넘게 상승하며 1.3%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지 1% 미만에서 움직였지만 올해 들어 30bp 넘게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정상화와 1조9000억달러(약 2094조원) 규모 부양책 처리에 대한 기대감,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유입되며 상승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부 기술주와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는 물론 이자 비용 증가 우려에 일부 중소형 종목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나스닥과 러셀2000지수가 하락 전환, 변동성이 확대됐다.
한편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돌파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전환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 후반부터 극심한 가격 변동이 나타난 가운데 장중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이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책 당국이 움직일 조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결국 시장은 국채금리 상승과 비트코인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한했다.
국내 증시에도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증시에서 제약 바이오 및 일부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은 점은 부담이다. 그간 상승에 따른 매물 소화 과정은 불가피한 셈이다. 수급적으로도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외국인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속적으로 온건한 통화정책을 선호하고 있어 우려가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된다. 이를 감안해 국내 증시는 0.5%~1% 내외 하락 출발 후 외국인 수급 동향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결정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 수혜 업종과 기술주의 차별화도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강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믿고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세계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보다 91% 포인트(P) 많았다. 역대 최고치다. U자형 반등보다 V자형 반등을 예상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는 등 더 많은 사람들이 강한 경기를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 비중은 3.8%로 전월 3.9%에서 더 하락했다. 2013년 3월 이후 최저치다. 반면 주식과 원자재 비중은 2011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주식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27%의 응답자가 상승장 초기 단계, 53%는 상승장 후반이라고 응답했다. 버블 우려는 크지 않았으며 오히려 평균 이상의 위험을 떠안고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전월 대비 지역과 업종별 투자비중은 가치주보다 성장주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유로존과 신흥시장 주식, 은행·경기소비·에너지 업종 등과 같은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IT·헬스케어·경기방어 업종의 비중을 늘렸다. 다만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가 약간 낮아졌다. 올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자산으로는 신흥시장 주식을 꼽은 응답자가 51%로 가장 많았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달러 약세 전망에 기대 신흥시장 주식이 상승했지만 지난달부터 달러 약세 흐름이 주춤하면서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기대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헬스케어, 부동산,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업종이 전일 대비 1% 이상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 금융 업종은 각각 2.5%, 1.7% 상승했다. 에너지 업종은 한파에 따른 생산과 운송 차질 우려를 반영했지만, 금융 업종은 금리 상승에 반응한 것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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