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도 쿠데타 정권 인정 안해" 韓 움직임 촉구
네피도 시위대, 韓대사관 앞에서 지지 요청하기도
韓외교부 "평화적 사태 해결 바라" 원론적 입장만
미얀마타임즈 편집장 출신인 카위 총키타완(Kavi Chongkittavorn) 태국 출라롱꼰대 국제안보연구원(ISIS) 선임연구원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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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얀마에 투자와 관련한 막대한 지분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열흘 넘게 그치지 않는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힘으로 억누르고 있다. 군부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 인권을 중시하는 서방국의 재제 압박에도 '최대 우방' 중국의 비호 아래 권력 찬탈 행보를 거두지 않고 있다. 현지 최대 언론사인 미얀마타임스 편집장 출신인 카위 총키타완(Kavi Chongkittavorn) 태국 출라롱꼰대 국제안보연구원(ISIS) 선임연구원은 16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움직임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미얀마 투자 관련 '압박수단'을 거론하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함께 군부에 제재를 부과하고 현지 야당과 대화를 촉구하는 등 미얀마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은 2018~2020년 미얀마에 총 6억6,800만달러(7,500억원)를 투자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큰 손 중 하나다. 특히 미얀마가 가장 원하는 교량 등 인프라 건설과 금융망 구축 등에 한국기업이 활약하고 있어 투자 중단 결정만 나와도 군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카위 전 편집장은 한국의 미얀마 군부 제재와 신남방정책의 중심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과의 우호 유지는 '별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아세안이 2014년 태국 쿠데타에 대해 한시적 관망 입장을 표명하긴 했으나 현 미얀마 사태에 대해선 유엔 및 서방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며 "미얀마 군부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아세안은 군부정권을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접국 태국ㆍ캄보디아 정도만 유보적인 입장일 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필리핀마저도 미얀마 군부에 등을 돌리는 현상을 한국 정부가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위 전 편집장은 '더네이션' 등에서 동남아 전문기자로 활약하다 미얀마타임스에 스카웃됐고, 로힝야 사태 때 언론 탄압이 심해지자 태국으로 피신해 활동중인 인물이다.
카위 전 편집장의 외침이 닿았던 것일까. 한국을 향한 현지인들의 간절한 도움의 목소리도 최근 이어지고 있다. 수도 네피도의 반군부 시위대는 전날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를 찾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한국이 힘을 보태달라"고 외쳤다. 만달레이 외국어대(MULF) 학생들 역시 한국어로 제작한 '쿠데타 반대 호소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군부 제재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체적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미얀마 국민들이 선거로 표출했던 민주주의 열망을 기억한다"며 "조속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만 밝혔다.
미얀마 만달레이 외국어대(MULF) 한국어과 학생들이 지난 15일 교정 앞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의 지지를 요청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MULF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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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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