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이승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연 매출액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소상공인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급 대상이 기존 4억원 이하일 때는 280만명이었는데, 대상 인원은 수십만 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소 15조원에서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4차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3월 말에 신속하게 집행하려면 작년처럼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동시에 여전히 손실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서 논란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원 대상 소상공인 기준을 매출액 1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근거로 소상공인의 기준이 되는 것이 매출액 10억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으로 제한되면서 매출 기준을 초과하는 소상공인들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지급 기준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대상이 대폭 확대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아 지원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조금이라도 넘어 지원 대상에서 빠지거나 매출액이 큰 데 반해 이익이 작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매출은 결국 사업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실제 지원 필요성은 손실이 얼마나 컸는지를 봐야 하는 게 맞는다"면서 "지급 기준을 매출액으로만 따진다면 실질적인 피해를 보상하는 데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은 작년 1차 재난지원금 때와 유사한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3~4월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정부는 당초 소득 상위 70%까지만 지급하기로 하다가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전 국민 지급을 결정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도 정치권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와 관련해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자영업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연 매출 10억원까지 대폭 확대하면서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불만도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노점상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부총리도 노점상을 지원 대상에 추가할지에 대해서는 "사각지대를 어디까지 커버할지는 면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지원 대상에 넣을지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노점상을 비롯해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소득 파악이 어렵고 일부 노점상 등은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아 어떤 기준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지를 놓고 논란이 커질 게 뻔하다. 맞벌이를 하다가 최근 아내가 직장을 그만둔 김 모씨(48)는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해 불가피하게 아내가 사표를 내 수입이 거의 반 토막 났다"며 "자영업자 사정도 이해하지만 자발적 퇴직이라 실업급여 등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데 자영업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당은 이달 안에 추가경정예산 논의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2월 중에 추경 논의를 마무리해 3월 초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긴밀히 논의 중"이라며 "25일까지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4일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4차 재난지원금 규모로 12조원을 제시했지만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운 기자 / 양연호 기자 /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