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철군 시한 5월 지나면 외국군 공격 재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브뤼셀·뉴델리=연합뉴스) 김정은 김영현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7∼18일 예정된 나토 회원국 국방부 장관 화상 회의를 앞두고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동맹국 가운데 누구도 필요한 것보다 더 오래 아프가니스탄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지만, 우리는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관들은 현장의 상황을 계속 평가하고 전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탈레반은 폭력행위를 줄이고, 선의를 갖고 협상하고, 테러리스트 그룹과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아프간은 다시는 우리의 조국을 공격하는 테러리스트들의 피난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나토군은 2001년부터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현지 병력 훈련 등을 담당하는 비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아프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과 체결한 평화합의를 통해 탈레반의 테러 공격 중단을 전제로 올해 5월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키로 했다. 그러나 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5월 이후에도 주둔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언론 브리핑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의 감축 문제와 관련, 해당 지역에서 함께 작전 중인 나토 연합군과 협의해 결정할 부분이라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번 나토 국방부 장관 회의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힌 이후 열리는 첫 나토 회원국 고위급 회의다.
AFP 통신은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아프간 병력 배치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아프가니스탄타임스는 보도했다.
탈레반은 성명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이 철군 약속을 위반할 가능성이 보인다며 "5월 이후에는 외국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아프간 정부군과의 전투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약속한 기한 내에 외국군 철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공습 참여를 비난해온 탈레반은 "최근 우리들의 공격은 방어적인 것일 뿐 공격적인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14일에도 성명을 내고 "전쟁과 점령 연장을 모색하려는 이들은 지난 20년처럼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나토에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 협상단을 총괄하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은 지난 9일 "탈레반 대표단의 부재로 인해 협상이 3주째 중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아프간 본토에서는 탈레반의 공세와 테러가 갈수록 강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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