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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북극 해빙, 수심 200m까지 탄소 가라앉힌다···국내 연구팀, 최초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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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극 바다얼음(해빙)이 어는 과정에서 북극 주변 하천수와 같이 유입된 탄소화합물을 바다 속 200m까지 내려보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북극 주변 대륙에 존재하는 하천에서 발생한 탄소화합물의 30~40%가 북극 바다로 유입된다는 사실도 새로 확인했다.

극지연구소와 세종대 등 연구팀은 약 5년 간의 연구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는 2016년 5월부터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 프로젝트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지에 최근 게재됐다.

경향신문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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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연구팀은 북극 주변 대륙의 하천에서 북극 바다로 유입되는 ‘하천기원 용존유기 탄소화합물’이 바다 속에 존재하는 것에 주목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하천의 탄소화합물이 북극 바다로 유입되고 바다로 가라앉는지에 대한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으나, 하천기원 용존유기 탄소화합물이 얼마나 북극 바다에 유입되는지와 어떤 이유로 수심에 가라앉고 어느 정도의 수심까지 내려가는지는 알지 못했다.

정진영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북극 북아메리카나 유라시아 대륙에서 존재하는 주요 하천이 6개 정도인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여름에 얼음이 녹아 북극 바다로 유입되는 양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북극 축치해(Chukchi Sea)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북극 바다에 존재하는 용존유기 탄소화합물의 30~40%가 주변 하천에서 유입된 것이고, 얼음이 어는 과정에서 이 탄소화합물이 수심 약 200m까지 내려가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극 해빙의 경우 여름에도 녹지 않고 얼어 있는 다년빙은 줄고,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에만 다시 어는 단년빙이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은 얼면서 염분을 내보내고, 염분은 얼지 않은 부분으로 모여 밀도를 높인다. 하천수는 통상 바닷물보다 염분밀도가 낮아 바다 표층에 떠 있는데, 바닷물이 어는 과정에서 탄소화합물은 이 무거워진 물과 섞여서 가라앉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심해에 가라앉은 하천기원 용존유기 탄소화합물은 언젠가는 이산화탄소로 전환돼 대기 중에 배출된다”며 “문제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대륙의 얼음이 녹는 양이 늘고 이에 따라 북극 바다로 유입되는 하천수가 늘면서 탄소화합물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바닷물이 지구를 한바퀴 도는 데 1000년 정도 걸리는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하천수의 유입량이 늘어나 해류의 순환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심해로 가라앉은 탄소화합물이 향후 북극해를 포함해 지구 기후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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