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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인더머니] 텍사스 혹한으로 블랙아웃…유가 단기급등 촉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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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유시설·셰일가스 집중

가동중단 장기화 가능성도

국제유가 상승세 가속될수

헤럴드경제

텍사스 포트 아서에 위치한 미국 최대 정유업체 모티바 엔터프라이즈.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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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매서운 겨울 폭풍이 정유 시설이 밀집된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 대규모 정전사태를 촉발하면서 국제유가 시장의 단기변수로 급부상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단기급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은 현재 북극권에서 뻗어 내려온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부 지역은 텍사스까지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고, 이에 전력 소비가 급증한 텍사스는 긴급 순환 정전에 들어갔다.

이에 북미 소재 최대 정유 업체로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자회사인 모티바엔터프라이즈는 기상 악화에 따른 전기, 수도, 연료 공급 차단으로 15일(현지시간)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모티바의 이번 가동중단으로 휘발유부터 프로판까지 모든 석유 제품의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휴스턴 남부에 위치한 정유업체인 마라톤 페트롤륨도 한파 영향으로 문을 닫았고,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역시 베이타운·보몽 소재 공장을 폐쇄조치했다. 토탈SE도 텍사스 포트아서 공장의 핵심 정제시설 일부를 폐쇄하고, 원유 가공 규모도 최소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못할 경우 파장은 텍사스주를 넘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 유가는 이미 배럴당 60달러를 넘어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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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에너지 컨설팅사 에너지 애스펙트의 한 컨설턴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혹한으로 장비가 손상되거나 정전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못한다면 정유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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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내 최대 셰일 분지인 퍼미안 지역내 극심한 한파로 하루 100만 배럴 가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미국 최대 정유시설이 셧다운을 시작했으며 파이프라인 문제도 생겨 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공급 차질은 최소 수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상 변수가 아니더라도 국제 유가는 이미 수급 요인에 따라 상승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미국과 사우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유가의 단기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크리스톨 에너지의 캐롤 나클은 “수요가 회복되고, 작년에 급증한 원유 비축량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멘에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이 5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 미 국무부가 후티 반군을 테러단체 지정에서 해제하면서 미국과 사우디 간 동맹 약화가 불거졌다”며 “사우디로서는 원유시장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양면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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