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식통 "트럼프 퇴임과 함께 협상 이유도 사라져"
WSJ "바이든 행정부, 틱톡 매각 명령 집행 무기한 중단"
미국 다음 주요 시장인 인도 공략…사용자 2억명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기업 매각이 무기한 중단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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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부를 오라클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의) 거래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사라지면서 협상 이유도 함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할 경우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것이라 보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오라클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트럼프 지지자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매각 협상에) 흥미를 잃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틱톡의 매각 협상 중단 소식을 전했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압박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틱톡 매각 협상 행정명령 집행도 무기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 사용자 정보를 유출해 중국 당국에 넘긴다며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난해 9월 바이트댄스는 오라클, 월마트와 함께 합작 미국 법인인 '틱톡 글로벌'을 신설하기로 하고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던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IT기업이 미국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당국에 넘기고 있다며 미국 내 사업에 제재를 걸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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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으로 매각은 무기한 중단됐고, 합작회사 설립 대신 제3자가 틱톡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IT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관련 위험을 자체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틱톡과 관련해 새로운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중국 IT 기업 관련 이슈를 검토할 계획도 없다"면서도 매각 중단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소식통도 SCMP에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SCMP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도 틱톡 협상과 관련해 확실한 지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중국 규제 당국 소속인 이 소식통은 "정부는 매각 가격 등 세부 사항에는 개입할 의사가 없지만, 거래 원칙은 있다"면서 두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는 틱톡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 방침은 지난해 8월 당국의 수출제한 기술 수정 목록에 추가했다. 두 번째 지침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정부에 무릎 꿇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중국 기업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유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인도 내 중국앱 사용이 금지되자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현지 경쟁사에 매각하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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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자 바이트댄스는 인도 사업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현지 경쟁사인 글랜스에 틱톡을 매각할 계획이다. 바이트댄스의 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주선으로 양측이 비공개 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결정은 지난해 6월 인도 정부가 중국과의 국경 분쟁 이후 틱톡 등 중국 앱 사용을 금지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사용자 수가 2억명에 달하는 인도를 주요 시장으로 꼽아왔다. 다만 바이트댄스는 인도 사업권 매각설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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