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비트코인으로도 세금받기로
역사적으로 납세가 화폐화의 주요 계기
월가의 비트코인 투자와는 차원이 달라
캐나다 주정부는 비트코인 ETF 첫 승인
미국 마이애미 프란시스 수아레즈 시장과 비트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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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권의 빗장이 하나씩 풀리고 있다. 그 바람에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5만 달러(약 5500만원)를 넘볼 기세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가 현재 법정통화인 달러뿐 아니라 비트코인으로도 세금을 받겠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비트코인이 미국 내에선 처음으로 납세의 수단으로 인정됐다.
최근까지 비트코인 등 “현재 암호화폐는 ‘보편적인 돈’이 아니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특히 “돈은 국가에 의해 정해진다”는 ‘화폐 국정주의(Chartalism)’를 주장하는 쪽의 비판이 거셌다.
국정주의자들의 비판 근거 가운데 하나가 바로 ‘회계와 납세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쓰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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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로 세금납부도
마이애미가 첫 물꼬를 텄다. 프란시스 수아레즈 시장이 “비트코인으로도 세금을 받겠다”고 11일 선언했다.
화폐의 역사를 보면, 국가가 세금을 곡물 등 현물로 받다가 은이나 금 등으로 받기 시작하면서 화폐경제가 본격화한 경우가 많았다.
수아레즈 시장의 비트코인 관련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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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주의자들은 “어떤 물건 등이 민간에서 결제나 투자 수단으로 쓰인다고 모두 돈이 되는 게 아니다”며 “국가에 의해 기업회계 단위와 납세의 수단으로 인정돼야 돈의 자격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국정주의 시각에서 보면 마이애미의 실험은 월가 금융그룹 등이 비트코인을 투자 수단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인 셈이다.
다만, 마이애미 실험이 연방정부나 다른 지방정부로 퍼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아레즈는 아이애미를 ‘제2의 실리콘밸리’로 키우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으면 정보기술(IT) 기업과 개발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수아레즈는 “시정부 공무원이 원하면 비트코인으로 월급을 주겠다”라고도 했다. 또 “시정부 자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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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확대=가격 상승 요인?
마이애미 실험을 전후해 비트코인에 대한 제도권 인정이 줄줄이 발표됐다.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15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테슬라는 "현금 자산의 운용을 유연하게 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며 "앞으로도 자본의 일부를 암호화폐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에 '#bitcoin'이라고 적혀있다. 트위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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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회사의 제품을 살 때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신용카드회사인 마스터카드는 결제수단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뉴욕멜론은행은 고객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부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 관리사인 블랙록은 ‘투자 적격’ 자산에 비트코인을 추가했다.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는 토론토에 본사를 둔 자산 관리 회사인 ‘퍼퍼스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와 마스터카드 등의 조치는 ‘자산’으로서 비트코인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 가격은 15일 오전 현재 개당 4만900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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