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코로나19에 급증…학생들, 위안·자극 얻어"
[유튜브에 올라온 공방 화면 캡처. 재판매 및 배포 금지]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한국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중계하는 '공방'(공부방송)이 해외로 퍼져나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는 '한국 유튜버들, 집중 공부(cram sessions, 벼락치기 공부)를 새로운 수준으로 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학생들이 '공방'(gongbang) 혹은 '공부 방송' 영상으로 공부할 때 가상의 파트너를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특이한 인터넷 트렌드가 세계 다른 곳에서도 유행하면서 영국 엑서터대 영문학도 루비 그랜저의 공방은 구독자 56만3천명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공방은 영상 속 인물이 몇 시간씩 조용히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책장 넘기는 소리, 필기구로 종이에 뭔가를 적는 소리만이 들릴 뿐 별다른 미동도 없다. 어떤 경우는 공부하는 이의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SCMP는 "많은 한국 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뚫기 위해 하루 16시간씩 공부한다"며 "어떤 한국 학생이 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해 교과서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을 찍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공방이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 다른 나라로도 퍼져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일반화되고 카페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공방의 조회수가 급등했다"며 "어떤 이들은 공방을 시청하는 게 도서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에 사는 의사 제이미가 의학도 시절 시작한 공방은 현재 구독자 40만6천명을 자랑한다.
인도의 한류팬과 의학도에게도 공방이 인기다.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해야 하는 이들은 공방을 보면서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게 자신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과 자극을 얻는다고 말한다.
인도의 한 의학도가 개설한 공방은 구독자가 17만명이고, 네덜란드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또 다른 인도인의 공방은 구독자가 1만9천명이다.
대부분의 공방 유튜버는 명성이나 돈 때문에 채널을 운영하는 게 아니지만 광고로 돈을 벌기도 한다.
이렇게 번 수익을 기부하거나 공방 구독자 중 좋은 성적을 얻은 이에게 기프트 카드로 제공하는 유튜버들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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