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국채 시장 관심은 '추경 규모'에...시장 예상 수준에 부합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고채 10년물 1.831%...2019년 11월 이후 최고

추경 논의 이어지면서 수급이 시장에 지속 영향 줘

시장 컨센서스 20조~30조원에서 결정되냐가 관건

서울경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반등 기대감이 기저에 깔린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국고채 금리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이번 추경 규모가 시장 예상대로 20조~30조 원 수준에서 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8bp(1bp=0.01%) 오른 연 1.831%에 거래를 마쳤다. 201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국고채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단기물보다 중장기물 금리 상승폭이 더 가팔랐다는 점에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1.9bp 오른 반면 국고채 10년물은 11.8b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0년물은 15.1bp 올랐다. 장단기 금리차는 약 10년 만에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고채 10·3년물의 금리 차는 지난 10일 기준 83.6bp까지 확대되면서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보통 경기 회복 국면에서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하는 등 경기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경기부양책과 기대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 1.2% 수준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증권가에선 재정 확대 등 ‘수급 요인’에 더 주목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이미 네 차례의 추경을 진행한 가운데 올해 초부터 여당을 중심으로 ‘벚꽃 추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 수급 이슈가 지속적으로 채권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통상적으로 수급 이슈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편적”이라며 “하지만 현재 채권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수급 변수 영향력은 지속적이다. 새해가 시작된 이후 새롭게 수급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추경은 보통 채권시장 참가자에게 부정적인 이슈로 인식되곤 한다.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국채 금리가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단기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발행량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 때문에 추경은 중장기물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월 24조 원 수준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안이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른 지난달 22일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5.2bp나 뛰기도 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차 재난지원금 논의 등의 영향으로 연초 국채 장기 금리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 규모, 20조~30조 수준에서 결정될까
당장 증권가에선 추경 규모가 얼마 수준에서 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오는 16일 국회에서 열리는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안에 대한 개략적인 윤곽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시장의 추경 규모 컨센서스는 20조~30조 원 수준이다. 만약 시장 예상을 웃도는 추경안이 나올 경우엔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적자국채 발행이 30조 원을 넘지 않고 한국은행의 매입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면 추가 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추후 국채 추가 발행 가능성이 감지되거나 40조 원대 이상 대규모 편성 시 금리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시장은 하반기 재원 부족에 따른 20조~30조 원 추경을 예상했으나 상반기에 이미 20조 원 이상의 추경이 편성되는 분위기”라며 “추경 규모에 대한 우려보다 추경 한도가 없다는 불확실성이 국내 채권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으로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