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이 와세다대 교수 "韓법원 판결은 전체적으로 의문점 많아"
[그래픽] 위안부 피해자 일본 손해배상 소송 주요 일지(종합)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관여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돼 골치가 아프게 될 것이라고 일본의 국제법 전문가가 밝혔다.
반자이 히로유키(萬歲寬之) 와세다(早稻田)대학 교수는 12일 자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글을 통해 이런 견해를 제시했다.
반자이 교수는 "일본은 그동안 고노 담화나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군의 관여를 인정하고 사죄했다"며 "다만, 정치적 입장 표명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표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ICJ 재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며 "주권면제를 주장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일반적 표현에 그친 '군의 관여'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돼, 일본 정부로선 골치 아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위안부 판결에 대응해 ICJ에 제소하고 싶어도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제 재판에서 다투는 결정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설명인 셈이다.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반자이 히로유키 교수의 위안부 판결 관련 견해 |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8일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일본 정부는 다른 나라의 재판에 국가는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우며 판결에 불복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주권면제 주장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위안부 동원은) 일본 제국에 의해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해도 국가(주권)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일본 정부)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반자이 교수는 "ICJ가 강행규범으로 인정하는 것은 고문과 대량 학살뿐"이라며 "(한국 법원의) 판결은 강행규범과 주권면제를 별개의 문제로 보는 ICJ의 판단과도 다르다. 전체적으로 의문점이 많은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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