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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과 올 초 진행한 희망퇴직으로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2500명이 넘는 은행원이 직장을 떠났다. 1년 전 1700여명보다 40% 넘게 급증한 것이다.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이 추세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직원 2511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국민은행 800명을 비롯해 △하나은행 511명 △농협은행 488명 △우리은행 468명 △신한은행 244명 등의 순이었다.
희망퇴직 인원은 1년 전 1742명과 비교해 44.1% 많다. 은퇴를 앞둔 60년대생 베이비 부머 뿐 아니라 40대까지 희망퇴직 대상으로 분류하면서 대상 연령을 늘린 영향이 컸다. 국민은행만 해도 1965년생부터 1973년생(만 47세)까지 퇴직 신청을 받았다.
가파른 디지털 전환 속도에 코로나19가 가세한 영향도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인터넷 뱅킹 이용자 수는 전체의 64.3%였다. 대면거래에 의존하는 이용자 비중은 7.4%에 불과했다.
당연히 인적이 드문 점포가 늘고 문 닫는 수도 많아졌다. 지난해 국내 은행 점포는 6406곳으로 1년 새 303개가 폐쇄됐다. 2018~2019년 2년간 392곳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올해 우리은행이 35개 점포를 축소고 국민은행이 상반기에만 점포 20개를 없앤다. 올해도 점포는 계속 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점포 폐쇄가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철자를 까다롭게 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은행권은 회의적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은행 경영 공시 대상에 점포 수 뿐 아니라 지역별 영업점 신설·폐쇄 현황을 담도록 했다.
업계는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점포 축소를 분리하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을 상대로 예금 및 대출금리 경쟁이 치열하므로 경영 효율을 외면할 수 없다”며 “점포 구조조정은 더 강화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과정을 줄이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위주인 팀장 역할을 축소하는 최근의 흐름도 인력 감축의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얼마 전 조직 개편에서 팀장 자리를 줄이고 팀원이 부서장에게 직보하는 식으로 보고체계를 바꿨다. 경쟁력을 갖지 못한 팀장급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은행을 떠나는 조건이 갖춰졌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본을 대폭 늘려 기존 은행들의 영역을 지금보다 더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 희망퇴직에 더해 자리 수를 줄이고 역할을 축소하는 방식의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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