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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당신들은 침묵했지만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다"...미얀마 시민 위해 함께 싸우는 로힝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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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받았던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들이 미얀마 안팎에서 민주화 시위에 가세하고 있다. 소수민족들은 수십년간 미얀마에서 주류 민족인 버마족에게 차별받아왔지만, 군부 쿠데타 종식을 위해 “모든 미얀마 국민과 연대하겠다”면서 연대 시위에 나섰다.

9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로힝야족이 “우리 로힝야족은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사진이 올라왔다. 카렌족, 라카인족 등 다른 소수민족도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이웃국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캠프에서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전날 민주화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열었다.

전 세계 로힝야족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자유로힝야연합도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많은 미얀마인으로부터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쿠데타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불행히도 형사 기소할 수 있는 국제법은 없지만, 그가 대량 학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불교 인구가 90%에 가까운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 중 하나로 꼽힌다. 2017년 미얀마 군부가 ‘인종 학살’을 벌이면서 로힝야족 74만여명이 집을 잃고 방글라데시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NLD)과 다수의 버마족은 당시 학살에 침묵했지만, 이번 쿠데타 사태를 계기로 로힝야족에게 사과하는 버마족이 늘고 있다고 영국 타임지가 전했다. 버마족이자 의사라고 밝힌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로힝야족에게 우리가 필요했을 때 우리는 없었지만, 그들은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우리와 함께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옹호해야 한다”고 적었다. 타임지는 “미야마인들이 쿠데타를 계기로 진짜 적은 군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이번 사태가 로힝야와 미얀마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미얀마 곳곳에는 이날 대규모 저항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의료진을 시작으로 공무원,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고, 전국에서 십만여명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고 미얀마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얀마 경찰은 수도 네피도 등에서 물대포를 쏘며 시위에 강경 대응했다. 군정은 전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등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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