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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종합]하버드 교수 옹호한 박유하, 과거엔 "위안부 동원, 日 법 바깥서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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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편 저서 '제국의 위안부'서 '자발적 매춘부' 표현

박 교수 "위안부와 일본군 관계, 일방적으로 압박받진 않았을 것"

"매춘부와 성노예 담론 양쪽 모두 문제 있어"

아시아경제

박유하 세종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주장한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펴내 사회적 공분을 산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최근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취지로 주장한 존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를 옹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교수는 과거에도 '위안부 동원은 일본의 법 바깥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박 교수는 앞서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하버드 교수의 글을 아직 읽어 보지는 못해서 정확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무조건 망언이니 심지어 전범기업교수니 할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보도만 보자면 이 교수의 주장은 역사적 디테일에선 크게 틀리지 않았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안부=매춘부'라는 주장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춘부와 성노예 담론 모두, 양쪽 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었다는 근거로 중국에 위치한 '위안부 공양비'를 언급했다.


그는 "위안부 공양비는 말하자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비"라며 "일본군이 왜 위안부를 위로했을까. 물론 강제로 끌어와 강제노동을 시킨 노예를 위로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 공양비가 의미하는 것은 위안부와 군의 관계에서 (위안부가) 일방적으로 압박받는 존재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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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물론 위로를 받았다고 해서 피해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징용이나 징병처럼 동원당한 것은 사실이나, 남성 피해자에 비해 여성 피해자들은 '법'이라는 강제틀 바깥에서 동원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매춘부와 성노예 담론 모두 양쪽 다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지난달 8일 1심에서 승소한 것을 두고 "재판부의 위안부 인식에 이미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교수는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원고 측 주장을 그대로 옮겨놨을 뿐이기 때문이겠지만, 학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역사법정의 한계'"라면서 "(위안부) 유괴나 납치의 행위자는 유괴범이나 업주들이었다. 일본은 그런 행위에 대한 단속지침을 내렸고 실제 경찰들은 납치범들을 잡아들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위안부 동원에 대해 비판을 하려면 오히려 '법'의 바깥에서 이루어진 일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의미로 풀이된다.


또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8월 펴낸 책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고 '정신적 위안자', '노예적이기는 했어도 기본적으로 군인과 동지적인 관계', '군인의 전쟁 수행을 도운 애국처녀', '자발적으로 간 매춘부' 등 표현을 적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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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교수가 지난 2013년 출간한 저서 '제국의 위안부' /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9명은 당시 박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후 1심에서 박 교수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박 교수에 대해 "원고에게 1000만원씩 총 9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역사적 인물이 생존해 있는 경우엔 인격권에 대한 보호가 학문의 자유에 대한 보호보다 상대적으로 중시될 수 있다"며 "저자가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학교수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문 연구결과보다 더 큰 책임과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매체 '산케이 신문'은 지난 1일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prostitute)'로 규정한 논문을 학술지에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였고,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로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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