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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 원자재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백신 보급에 속도가 붙자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시장이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1.12달러) 오른 5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월 40.32달러까지 떨어지며 역사를 다시 썼던 WTI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이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9일 오전 4시 현재 61달러가 넘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대표 지수인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요가 여전히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올라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놀라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재고 감축 노력이 성과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원유 생산은 팬데믹 직전보다 17% 감소했다. 이렇게 공급은 줄어든 상태에서 경제활동 증가로 수요는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으로 당분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21.20달러) 오른 1834.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구리(0.5%), 밀(0.4%), 옥수수(0.6%) 등 주요 상품들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며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30년물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한때 2%를 넘어섰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의 경기 부양으로 회복세가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0년물과 달리 단기물은 최저 수익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둔화 우려가 여전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기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물과 10년물 간 국채 수익률 격차는 이날 1.074%포인트로 확대됐다.
마이클 콘토풀로스 리처드번스타인 채권 디렉터는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를 넘고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살아나기 시작하면 경제성장의 확실한 선행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는 10일 뉴욕비즈니스클럽 온라인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작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는 1조9000억달러 규모 부양책 통과에 대한 기대감에 연일 상승 중이다. 8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76%, 0.74%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0.95%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특히 이날은 그동안 상승폭이 제한됐던 항공주가 3~5% 올랐다.
금리가 점점 오르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최근에는 금리와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 금리 상승세가 급격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시장이 안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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