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
육십이라는 나이는 무척 애매하다. 환갑잔치를 앞둔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던 건 아주 옛말이다. 중년도 아니고 노년도 아닌 엉거주춤한 나이랄까. 분명한 건 '늙어감'을 받아들이고 '사라짐'에 대한 서글픔을 잠재우는 시간이라는 얘기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분석심리 연구가인 저자가 육십이라는 나이를 지나며 이른바 '황혼'으로 접어든 자신과 그 주변 사람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성찰한다. 그의 시선은 '마음은 어딘가에 놔두고 나이만 들었다'며 한탄하기도 하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야 보인다'며 안도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멋진, 때로는 허무한 거짓말에 울고 웃다 보면 어느덧 마주하게 되는 노년의 삶. 살아온 시간을 반추하고 이후의 시간을 내다보며 죽음까지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 '홀로 서는 법을 절대 잊어버리지 말고', '우주가 선사한 우연한 현상', '그냥 벌레 같이만 되지 않으면 좋겠다' 등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길목의 삶, 그쯤에 서서 생각해보는 죽음과 이별 등을 공감할 수 있다.
쌤앤파커스. 244쪽. 1만4천800원.
▲ 어른의 교양 = 천영준 지음.
어른의 교양이란 나이를 벗어나 진정한 어른으로서 품위를 갖추고자 하는 사람이 쌓아야 할 최소한의 소양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평판이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머리로 사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생각의 기술'이야말로 어른이 가져야 할 교양이다.
기술정책학자인 저자는 5부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등 5가지 개념을 '생각의 기술'이라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어내 설명해준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법(철학)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법(예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법(역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정치), 인간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법(경제)까지 불확실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지적 무기를 찾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 애덤 스미스까지 희대의 사상가 30인의 삶과 생각을 만나볼 수 있다.
21세기북스. 236쪽. 1만6천원.
▲ = 이학범 지음.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사람과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함께하는 동물을 뜻한다.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하며 교감하던 가족인 반려동물과 어느 날 갑자기 이별하게 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은 반려인들은 깊은 상실의 아픔을 견디며 일상을 다시 살아가야 한다.
수의사인 저자는 그 아픔을 그저 참고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치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치유서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약 45만 마리, 하루에 약 1천200여 마리가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저자는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과 이별한 뒤에 슬픔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데도,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고 주변인들과 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른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의 반려인들에게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다"며 위로한다. 더불어 그 이별법도 전문 지식을 토대로 알려준다.
포르체. 264쪽. 1만6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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