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단독] 정인이 상담사, 38개 가정 담당…해외에선 17개 권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보전 평균 33개 가정 관리, 부담 커

전국 상담사 43% 증가할 때 사례 60%↑

신현영 의원 “인력보강 없으면 사례관리 질 떨어져”

헤럴드경제

정인이를 담당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사례관리자가 관리하던 사건이 38개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례관리자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정인이가 안장된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놓인 정인이 사진.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를 담당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상담사가 관리하던 가정이 38개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외의 권장 업무량을 배 이상 넘은 것으로, 3차례 아동학대 신고에도 관계 기관의 방치가 계속된 데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서아보전에서 정인이 사례를 맡았던 A상담사(사례관리자)는 38개 가정을 한꺼번에 담당하고 있었다.

A상담사가 사례관리자로 일한 기간은 총 3년 11개월로, 강서아보전에서는 12개월 근무한 상태였다. 이는 2019년 말 기준 강서아보전 상담사들의 평균 담당사례(22.6건)나, 전국 아보전 상담사 1인당 담당사례(33.0건)을 웃도는 업무량이다.

보건복지부 용역보고서 ‘아동보호전문기관 기능전환에 따른 규모 및 운영방안 연구’를 보면, 미국 아동복지연맹은 상담사 1인당 적정사례부담을 17건으로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전국 시·도에 아보전을 늘리고 전담인력도 충원하고 있지만, 관리 사례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헤럴드경제

실제 아보전 상담사 수가 2016년 637명에서 2019년 911명으로 43.0% 늘어나는 사이, 담당사례는 1만8700건에서 3만45건으로 6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사례건수는 2016년 29.4건에서 2019년 33.0건으로 늘어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담사가 제대로 사례를 관리할 수 없는 근무 환경은 장기 근속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보전 상담 종사자 평균 재직기간은 2.6년에 불과하다. 올해 예산안에서 1인당 인건비를 3207만원 수준으로 높아지긴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신현영 의원은 “아동학대 관련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심사례 신고가 계속 늘어나게 될텐데, 인력 보강이 따라가지 않으면 상담사의 사례관리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도한 업무에 노출된 상담사들이 경험을 많이 쌓고 꾸준히 일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spa@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