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사진=AFP |
미얀마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처음 맞는 주말, 미얀마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수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군부 쿠데타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를 상징하는 붉은색 풍선을 들고 "우리는 군사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외치며 행진했다. 또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기도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비롯됐는데, 권위주의 통치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지난 6일에도 공장 노동자들과 학생 등 약 1000명이 양곤의 한 번화가로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100명 이상의 경찰들과 대치했다. 수도 네피도와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학생과 노동자, 의사들과 교원들이 군부와의 협력을 거부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현재까지 시위 관련 폭력 사태는 보고되지 않았다. 시위대는 강제 진압의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경찰에 장미꽃을 전해주는 등 비폭력 저항운동을 진행 중이다.
7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한 시위자가 바리게이트 너머의 경찰관에게 장미꽃을 건네고 있다./사진=AFP |
이는 지난 1일 군사 쿠데타가 벌어진 후 진행된 시위 중 최대 규모다. 시민들의 시위는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은 북과 냄비 등을 두드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소음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얀마 문화에서 북이나 냄비를 두드리는 것은 악마를 쫓는 행위다.
군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내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차단했다. 미얀마에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노르는 "미얀마 정보통신부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 역시 "트위터는 현재 미얀마 내 여러 네트워크 제공 업체로부터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공개적 대화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권리를 훼손했다"고 미얀마 군부를 비판했다. 페이스북 측도 미얀마 당국에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을 복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 6일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 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얀마 보건당국이 스푸트니크 V를 승인한 21번째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백신이다. 임상시험결과 스푸트니크 V는 첫 백신접종 이후 73.6%의 예방효과를 기록하는 등 전체 백신접종 효과가 91.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최종 3상 임상을 마치기 전 사용 승인을 낸 데다 정보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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