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 與 6대 언론개혁 입법 추진 비판
"2월 국회서 서두를 일 아니라 신중한 논의 필요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임시조치 개선 등 공약 이행이 우선"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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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언론개혁 입법` 관련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와 상충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인터넷상의 임시차단 조치를 확대하기 보다 개선방안부터 마련해야 하며, `기사 열람차단 청구권` 도입은 시급히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 기사댓글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언론민생법 6건을 수정 보완해 입법하기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지난 5일 논평을 냈다. 언개련은 “언론을 통제하는 방안 대신 피해구제를 중심으로 입법방향을 수정한 건 바람직한 일이나,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와 상충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임시조치 개선 등 대선 공약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명예훼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권력자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일반인 피해구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개련은 “징벌적 손배와 같이 더욱 강화된 제재를 추가입법하기 위해서는 현행법 내에서 발생하는 법적공백을 명확히 밝히고, 민형사제도와 행정규제를 종합 검토해 이중처벌이나 과잉규제의 소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해당 법안은 이러한 검토를 결여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대기업 등 권력자들이 자신을 향한 비판을 봉쇄하는 수단으로 명예훼손제도를 악용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민주당이 밝힌 취지대로 언론 `민생`법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엄격한 요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인터넷상의 임시차단 조치를 댓글로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는데,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어 절차적 문제점을 개선한 후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시조치란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권리침해가 발생하거나 권리다툼이 예상될 경우 포털 등 서비스제공자가 정보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언개련은 “임시조치로 사라지는 게시물은 연간 45만여 건에 이르는데, 상당수는 공인에 대한 비판이나 소비자불만, 종교피해호소 등의 합법적 게시물로 알려졌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임시조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시차단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부터 처리하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기사 열람차단 청구권’을 신설하는 법안`도 2월 국회로 시한을 못 박고 서두를 일이 아니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언개련은 “허위·사실 여부를 두고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 법적으로 다퉈야 하는데,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행정기관이 기사 차단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임시조치와 마찬가지로 공직자나 공인이 허위, 사생활 등을 내세워 기사의 차단을 무더기로 청구하게 되면 이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언론의 취재가 현저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법안들이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언론개혁 입법`의 우선순위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언개련은 “한국은 `명예훼손의 지뢰밭`이라 부를 만큼 촘촘하게 법망이 짜여있다”며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구성해 문제해결을 위한 기본방향에 합의한 바 있는데, 여당은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이런 제안들을 존중해 법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는 역할에 전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일침했다.
이어 “민주당이 더욱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방치하고 있는 언론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당장 올 하반기에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내에 개혁입법을 하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므로 하루빨리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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