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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의 거리 시위가 이틀 연속 벌어졌습니다.
군사정권이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했지만, 시민들의 항의 시위는 수만 명 규모로 불어나고, 양곤을 비롯한 여러 곳으로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오늘 양곤 시내에서 수만 명이 쿠데타 항의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며 "2007년 샤프론 혁명 이후로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습니다.
'샤프론 혁명'은 군정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대항해 불교 승려들이 주축이 돼 일어난 시위를 일컫는 것으로, 당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신은 양곤 곳곳에서 모인 시위대가 양곤대학교가 있는 흘레단 지역으로 집결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현지 언론도 군정의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를 뚫고 오전 한때 SNS를 통해 거리 시위 과정을 중계했습니다.
시위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 깃발을 흔들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높이 들고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습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차용한 제스처로, 이웃한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널리 사용됐습니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우리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담겨 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거리 시민들은 손뼉으로 시위대를 격려했고, 차량 운전자들은 크고 길게 경적을 울리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한 대학생은 AFP 통신에 "쿠데타를 경멸하고 탄압이 두렵지 않다. 수치 고문이 석방될 때까지 매일 시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도로 한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 행진을 막았고, 이에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양곤 외에도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학생과 의료진이 시위를 벌였고, 동남부 해안 도시 몰라민에서도 100명가량이 항의 시위에 동참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곤에서는 어제도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군부를 성토하고 수치 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행위가 일어났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
김광현 기자(teddy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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