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서도 당정 충돌…홍남기 "기록 남기겠다" 소신
與, 상반기 대규모 지원금 추진할 듯…대정부 질문서 홍남기 답변 주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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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이준성 기자 =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에 소극적인 기획재정부를 압박하면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차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반대입장을 밝힌 뒤 재난지원금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 과감한 재정 투입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당·정 논의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과 홍 부총리 간 갈등은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현금성 지원에 반대의 뜻을 낸 홍 부총리는 당 지도부가 소득하위 70%에 지급하기로 한 기존안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이해찬 대표가 "긴급재난대책엔 지역과 소득,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제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사했음에도 홍 부총리는 당정 협의 과정에서 "기록으로라도 (반대) 의견을 남기겠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올해는 이낙연 대표가 선별 지원은 물론 전 국민 지원까지 포괄한 4차 재난지원금을 제안하면서 비슷한 흐름으로 당정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에는 이 대표 외에도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지사는 보편 지원에 정 총리는 선별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계층을 위한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당일 홍 부총리가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해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건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긋자 사퇴 주장까지 하며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은 상반기에 선별·보편 지원을 병행한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렵다면 상반기에 맞춤형 지원, 하반기에 전 국민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4차 재난지원금이 맞춤형 지원으로 추진된다면 1·3차 지급 당시 규모를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존 한계에 놓인 코로나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역할"이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재정정책이 최우선돼야 하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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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발상의 전환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 K-방역의 성과가 있다고 해서 경제도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함께 뜬다. 재정의 역할도 이러해야 한다"고 4차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홍 부총리가 민주당의 피해보상 지원과 경기진작 병행 방침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며 "표현을 절제했다고 하지만 표현 절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재부의 실무적인 판단만이 옳다는 자기 확신을 절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받는다. 홍 부총리가 SNS를 통한 자신의 재난지원금 발언에 대해 "재정당국의 입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힌 만큼 추경 편성과 규모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된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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