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무장 충돌 계속…수치, 재집권 후 평화구축 쇄신 추진
전문가 "군부 행동은 관련 정치적 해법에 좋지 않은 영향"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인 타앙민족해방군(TNLA)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1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인해 현지의 소수민족 분쟁 종식 노력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AP통신은 5일 "이번 쿠데타로 인해 소수민족 관련 무장 충돌 종식과 평화 구축을 위한 작업이 더 불확실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진행된 바람에 안그래도 허약했던 평화 구축 작업이 이번 사태 이후 아예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70년 넘게 소수민족 무장 분쟁에 시달려왔다.
샨주(州), 카친주(州), 라카인주(州) 등에 국경 인근 지역에 주로 사는 소수민족들은 폭넓은 자치 등을 요구하며 정부군과 무장 충돌을 벌였다. 이런 소수민족은 20여 개가 넘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소수민족 반군과 정부군 간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수십만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은 이런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수년간의 협상 끝에 2015년 10월 전국적인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협정에는 반군 가운데 절반가량만 서명에 참여해 반쪽짜리에 그쳤고, 협정 체결 후에도 무장 분쟁은 계속됐다.
2017년에는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반군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들이 초토화되고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약 75만명의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해 가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미얀마군이 불교계 소수민족 라카인족의 마을에 불을 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을 피해 도피하는 미얀마 북부 샨주 주민들 [EPA=연합뉴스] |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은 2015년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후 곧바로 모든 반군단체를 아우르는 평화회의를 계획했다. 미얀마 독립 영웅이자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이 1947년 소수민족 대표들과 독립국 건설을 위해 체결했던 '팡롱 협정'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이 회의에 '21세기 팡롱'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수치 고문은 지난해 총선 승리로 재집권한 후에도 정당,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며 평화 구축 작업을 쇄신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쿠데타로 인해 이런 소수민족 사태 해법은 더 꼬이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QMUL)의 로넌 리 방문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군부의 행동은 소수민족이 바라는 정치적 해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소수민족도 이번 쿠데타를 비난했다.
소수민족 정치단체인 '샨주 회복 의회' 측은 "군부 집권으로 인해 2015년 휴전협정과 평화구축 작업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단체들도 반군과 정부군 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민간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의 구호식품 배급소에 몰려든 로힝야족 어린이들. [AP=연합뉴스] |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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