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 통화 후 '한일관계' 관련 설명 안 해
요미우리 "바이든-스가,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등 한일관계 갈등 요소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문 대통령과 첫 번째 통화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화제에 오른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양 정상이 한일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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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통화 후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전통적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첫 통화에서 관련 언급이 있었다고 확인된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32분간의 통화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된 배경에 대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같이 대화하다가 자연스럽게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문제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현안까지는 (화제로)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통화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한일관계' 또는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인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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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달 28일 새벽 통화했다. 백악관은 양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한일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미동맹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호주·인도 중 일본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30분간의 통화에서 한일관계가 다뤄졌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 정상이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이뤘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 설명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문제와 관해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보도대로 미일 정상 통화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가 거론됐다면, 스가 총리는 이들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법원 판결은 국제법위반이라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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