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태섭 전 의원이 제안한 제3지대 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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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가 성사됐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채 신경전만 거듭했던 야권 단일화가 국민의힘과 제3지대의 '투 트랙' 방식으로 진전을 이룬다면 재보궐선거 본선 득표력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단일화 협상은 한때 안 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던 금 전 의원의 전격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한 금 전 의원은 출마하자마자 제3지대 단일화를 안 대표에게 제안한 바 있다. 국민의힘을 향한 조기 단일화 러브콜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큰 산에 막혀 번번이 좌절돼 지지율에서 정체를 겪던 안 대표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후보 간 토론회가 이뤄지는 2월 한 달간 흥행 경쟁에서 밀려 지지율 하락을 걱정해야 했던 안 대표로서는 금 전 의원과의 토론, 정책 경쟁으로 자체적인 컨벤션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구도다. 김 위원장이 '선(先)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後)야권 단일화'를 주장해 온 만큼 2월 한 달간 내부 경선에 올인하고, 오는 3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1차 단일화 결과가 나온 뒤 협상할 수 있게 돼 한시름 놨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3일 안 대표는 기자회견을 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금 후보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금 후보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의 후보가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수락함과 동시에 제3지대 영역도 확장해 자칫 국민의힘 경선 흥행에 밀릴 가능성도 차단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에 해당될 것으로 보였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제3지대 후보 단일화는 신선하지 않다. 매력적이지도 않다"면서 "그런 논의에 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두 사람 간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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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제3지대 단일화 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런 와중에도 본인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조와 B조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큰 뜻이 담겨 있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야권 후보 적합도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돼 있는 리그니 A리그"라고 자기 홍보를 하기도 했다. 제3지대 단일화를 성사시킨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영상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의 화답에 대해 "야권 전체 승리를 위해 시민들에게 좋은 시장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드리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보다 먼저 후보 토론회를 개최해 흥행 효과를 선점하자는 승부수도 띄웠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 말처럼) 설 연휴 전에 만나는 게 아니라 설 전에 한 번이라도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는 16일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후보 토론회보다 일주일 앞선 시간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은 "제1야당 국민의힘이 진행 중인 후보 선출 과정을 완료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에서 단일화된 후보와의 최종 야권 후보 단일화를 3월 초에 반드시 이뤄낸다는 데 완벽한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졌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안 대표에게 냉담했던 김 위원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박제완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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