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짐짝도 아닌데 화물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라고 하더라고요"
일부 고급 아파트와 빌딩에서 배달원들에게 헬멧을 벗도록 강요하고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타게 하는 등 배달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또 제기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라이더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배달은 직업 특성상 시간이 곧 급여인데 2중, 3중의 건물을 거쳐야 하는 탓에 5분이면 될 배달이 20분 넘게 걸리고 있다"며 "고객의 소중한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들을 왜 화물칸으로 내몰고 헬멧·조끼를 벗으라고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수 배달서비스지부 지부장도 "여름 장마철에는 로비가 물바다가 된다며 우비를, 겨울에는 옷 속에 흉기를 숨기고 입주민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며 패딩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는 등 라이더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1층에 내려와서 음식을 받거나 음식 박스를 준비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배달 라이더도 인간이다. 라이더의 인권을 보장하라" "배달 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을 중단하라" "배달라이더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후 노조는 인권위에 아파트 76곳, 빌딩 7곳 등 총 83개 건물의 관리사무소를 피진정인으로 적시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 중 서울 강남구 소재가 32곳, 서초구는 17곳으로 전체 아파트의 65%를 차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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