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 취지 주장 담은 논문 출간 예정
日 매체 "조선 여성 성노예 삼았다는 잘못된 이미지 회복 기대"
호사카 교수 "소녀상에 대한 日 정부 조치 아닌가"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오른쪽) / 사진=하버드대 로스쿨 공개 동영상 캡쳐 |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prostitute)로 규정한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직함에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과거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하버드 로스쿨 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을 집필한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로 확인됐다. 미쓰비시는 대표적인 일본 전범기업이다.
해당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어린 시절을 대부분 일본 남부 도시들에서 지냈으며,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에는 일본 역사를 공부했다.
또 램지어 교수는 지난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인 '욱일중수장'을 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욱일중수장은 일본 정부가 공로를 쌓은 일본인·외국인 등에 수여하는 욱일장 가운데 하나로, 전체 6등급 훈장 중 3등급에 해당한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당시 일본 정부는 램지어 교수가 "일본 사회와 문화를 향한 이해 및 홍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훈장을 수여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적힌 램지어 교수의 프로필. '미쓰비시 교수'라는 직함이 적혀 있다. / 사진=하버드대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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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두고 매춘부라고 규정한 내용의 논문을 학술지에 실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1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오는 3월 발행 예정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실릴 예정으로, 이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 정부 규제 아래에서 인정된 국내 매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견해를 담고 있다.
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는 당시 일본 내무성이 매춘부로 일하고 있는 여성만 위안부로 고용할 것을 모집업자에게 요구했으며, 담당 경찰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로 응모한 것을 여성 본인에게 직접 확인했고 계약 만료 후 즉시 귀국하도록 지시했다고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위안부는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매춘부였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일부 일본 매체들은 램지어 교수의 이같은 주장을 인용 보도하면서 '의미가 크다'는 취지로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닛케이 신문'은 해당 논문 요약본을 공개하면서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었음을 밝혀냈다"며 "연구 의의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군이 과거 조선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았다는 잘못된 이미지가 세계에 퍼지고 있다"며 "이 논문으로 이미지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지난해 11월7일 광주 광산구청에서 '강제노역 피해자의 인권을 통해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공직자 역사·인권의식 증진교육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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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거를 무시한 부정확한 논문'이라는 취지로 비판이 일기도 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 인터뷰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일본 정부나 일본군이 문제가 아니라, 그때 모집업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서 위안부라는 게 생겼다는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본군의 요청서만으로 도해하고 있다고 해서 외무성이 문제 삼고 있는 문서가 있는데, 램지어 교수는 이런 부분을 다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사카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성장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램지어 교수는) 유년기나 청소년기까지 일본에서 자랐기 때문에 일본 문화의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라며 "그러니까 친일파로 알려져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쪽에서는 특히 베를린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을 의회가 결정했는데, 거기에 대한 조치로 이런 논문을 쓰려한 게 아닌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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