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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쿠데타, 바이든 ‘중국 견제’ 아시아정책 첫 시험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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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제재 경고했지만 미얀마-중국 밀착 초래 딜레마

민주주의 동맹·파트너 규합 대중압박 전략 차질 빚나

서울경제



취임 초 발생한 미얀마 쿠데타 사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정책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대규모 제재로 압박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중국과 가까운 미얀마가 중국과 더욱 밀착할 가능성이 높다. 역내 민주주의 동맹과 파트너를 규합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초반부터 대형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 규탄하면서 제재를 경고했다. 민주주의 정부로의 이행과 함께 해제된 제재를 되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얀마 군부에 쿠데타 번복을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제재를 동원한다고 해도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은 여전하다. 제한적인 제재는 실효성이 낮다. 대대적 제재를 동원할 경우 고립에 내몰린 미얀마가 중국과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제재의 피해도 미얀마 국민들이 떠안을 공산이 크다. 과거 1990년대 제재 당시에도 미얀마 국민들은 커다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국민이 아닌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만 처벌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중국을 압박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초반부터 작지 않은 딜레마에 부딪히는 셈이다.

중국은 미얀마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은 미얀마에 대한 투자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나라이고 미얀마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 미국의 10배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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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에 시험대”라며 미얀마를 중국에 밀착시키지 않으면서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에 맞서기 위한 새 아시아 전략에 있어 동맹과 협력하려 애쓰는 바이든 행정부에 첫 주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및 견고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중대한 타격”이라고 평했다.

미얀마의 민주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워온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5년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의 총선 압승으로 군부 지배가 끝나자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9월까지 대부분의 제재를 해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얀마를 버마로 지칭했다. 1989년 군부가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며 국명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꿨고 미국은 군부의 민주화 세력 탄압을 비난하며 버마로 불러왔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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