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공간으로 읽는 조선사·장자와 탈현대·무당과 유생의 대결
중국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공자(孔子·기원전 551~479)의 언행과 그 제자들과의 문답을 기록한 '논어(論語)'는 동양사상의 정수이며 유교 경전의 기본이자 으뜸으로, 자연과 삶 속에 깃든 진리와 지혜를 담아둔 보물창고와도 같다.
하지만 논어에 대해 그저 옛것으로 치부하거나 단편적으로만 알 뿐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에 저자는 논어의 가르침이 가치관 혼돈 속에 방황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새로운 구성으로 책을 엮어냈다.
논어는 총 20편 516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인류의 보편적이고 중대한 문제인 '삶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공동체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절실한 문제를 12개 주제별로 재구성해 질문하고,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논어'의 글을 골라 그 해답을 들려준다. 책은 '논어란 무엇이고 공자는 누구인가?', '바람직한 인간과 행복이란?', '도(道)란 무엇인가?', '예(禮)란 무엇인가?', '일(事)이란 무엇인가',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나' 등 모두 12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라이트하우스인. 304쪽. 1만6천원.
▲ 56개 공간으로 읽는 조선사 = 신병주 지음.
역사를 읽는 방법 다양하다. 시대, 인물, 사건 등 무엇을 중심에 놓느냐에 따라 역사를 보는 시각과 시야가 달라진다. 조선사는 '조선왕조실록'의 구성에 따라 왕대별, 시대별로 읽는 게 일반적이다.
건국대 사학과 교수이자 조선시대사학회 회장인 저자는 역사 흐름을 쉽게 이해하는 핵심어로 시대, 인물, 사건에 더해 '공간'에 주목한다. 옛 모습을 간직한 역사 공간을 직접 찾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가며 체험하는 역사는 단순히 이야기로 전달되는 역사와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신간에는 수양대군이 단종을 압박해 왕위를 찬탈한 경복궁 경회루, 문정왕후 외척 정치의 핵심 공간이었던 봉은사, 수도 한양까지 점령하며 기세등등했던 이괄의 반란군이 처참하게 패배한 안산(무악산) 등 56개 역사 공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이 땅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을 쫓아 전국의 현장들을 방문하며 그 이야기를 체험했다.
책은 조선사를 세 시기로 구분하고, 각 시기를 다시 왕대별로 나눠 주요 역사 공간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엮였다. 제1부는 1대 태조부터 9대 성종까지의 시기로 조선 개국과 체제 정비의 공간을, 2부는 10대 연산군부터 18대 현종까지의 시기로 사림의 대두와 양난 극복의 공간을, 3부는 19대 숙종부터 27대 순종까지의 시기로 조선의 중흥과 쇠망의 공간을 다룬다.
위즈덤하우스. 316쪽. 1만7천원.
▲ 장자와 탈현대 = 이승연·정재걸·홍승표·이현지·백진호 지음.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철학자인 장자(莊子)는 도가 사상을 담은 '장자'를 집필해 중국 불교의 발전과 중국의 산수화·시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신간은 장자를 통해 '현대'라는 시대와 그 사회를 새롭게 조명한다. 장자의 눈을 빌려 현대의 한계를 비판하고, 장자로부터 이 현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노자와 탈현대', '논어와 탈현대' 등의 저서로 대안적 문명과 삶, 대안적 교육과 국가를 모색해온 저자들은 "여전히 인간은 인간이며 기계는 기계인 채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문제의식으로 탈현대 해법을 다시 찾아 나섰다.
저자들은 "천지만물을 관통하는 근원에 대한 통찰, 선악 분별의 피안을 넘은 절대 경지의 추구 등 '장자'에는 인간중심주의와 사회적 대립·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수히 많다"고 말한다.
살림터. 420쪽. 2만1천원.
▲ 무당과 유생의 대결 = 한승훈 지음.
조선은 유교를 통해 새로운 지배체제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 정책은 조선이 건국되는 시점에서 시작돼 왕조가 멸망할 때까지 진행됐다. 책은 조선시대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된 종교개혁의 과정을 살핀다.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풍부한 이미지를 사용하던 고려 시대의 종교가 어떻게 유교화 과정에서 성상파괴적 종교문화로 바뀌게 됐는지 알아본다.
산신과 불상뿐 아니라 유교 전통에서 성인으로 받드는 공자상마저 철거하게 된 동기는 뭘까? 의례 개혁의 중심부인 명나라보다 변방의 나라 조선에서 더 철저하게 성상파괴를 실천한 이유는 또 뭘까?
책은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조선에서 시행된 유교화가 의례적, 실천적, 물질적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탐색한다. 이와 함께 민속종교의 현장에서 유교화와 무속 배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본다.
사우. 280쪽. 1만8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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