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오쯤 웨이브에 등록된 '뽀로로 컴퓨터 왕국 대모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3~5초 분량의 성인물이 짧은 간격으로 교차 송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웨이브는 콘텐츠 오류 발견 이후 오후 2시쯤 문제의 콘텐츠를 삭제했고, 현재는 정상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진=인터넷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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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국내 대표적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서비스 '웨이브'에서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뽀로로 영상에 성인물(베드신)이 섞여 송출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웨이브는 기술적인 오류라며 사과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영상 파일 안에 어떻게 성인물이 섞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공서비스나 전광판에 음란물이 송출되는 사고는 국내외에서 종종 벌어진다. 대부분 송출 담당자의 실수나 고의성 있는 사고로 드러났다. 기술적 문제로 영상중간에 성인물이 섞여 송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사건으로 맘카페 등에서 어린자녀를 둔 이용자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이와 관련 31일 한 동영상 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고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되지만 최근 스트리밍 기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관리상 허점 때문에 일어난 것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동영상 콘텐츠가 소비되면서 이를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업체들은 '어댑티브 스트리밍(Adaptive Streaming) '이란 기술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적응형 스트리밍으로, 사용자 네트워크 상태에 반응해 영상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과거 스트리밍은 하나의 동영상 파일을 통으로 내려받아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중간에 엉뚱한 영상이 섞일 일은 없다. 반면 큰 파일을 받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영상이 끊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한 것이 어댑티브 스트리밍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다양한 해상도로 저장해두고, 데이터 단위도 동영상 콘텐츠 하나가 아니라 잘게 쪼개 수백개 파일로 저장한다. 여러 개로 나눠진 파일은 사용자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제공되며 끊김없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실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처음엔 다소 흐렸던 화면이 어느 순간 선명해지는 경험할 수 있는데, 해당 기술에 의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술 적용을 위해 잘게 쪼개 놓은 수백 개 파일 속에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성인물 영상 조각이 섞여 들어간 것같다"며 "콘텐츠 제공 업체 문제라기보다 서비스 하는 웨이브의 실수 또는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파일을 자동 분류하는 과정에서 하필이면 성인물 파일과 중복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렇다해도 유아용 동영상에 성인물이 섞여들어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해당영상은 300여 가입자가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술적 오류에 앞서 웨이브의 시스템 운용역량이 미흡해 초래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웨이브는 30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와 앱 공지를 통해 "어제(29일) 복구 과정에서 '뽀로로 극장판' 콘텐츠 재생 중 수 초간 성인물이 섞여 나오는 심각한 기술적 오류 현상이 발견돼 즉시 삭제 조치했다"며 "어린 아동 및 유아 시청 콘텐츠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사과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웨이브 콘텐츠가 대량 삭제됐다가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파일이 꼬이면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했다.
박효주 기자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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