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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불황 터널 벗어나 중형조선소 부활하나…경영 정상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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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투자 유치로 8년 만에 주인 찾아, 재기 발판

HSG성동조선, 선박건조 대신 블록·플랜트 제작·수리조선 집중

연합뉴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통영=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영 악화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은 경남 중형조선업계가 올해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다질지 관심이 쏠린다.

경남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를 정점으로 중소형 조선소, 협력업체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한 전국 최고 조선산업 집적지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10년 넘게 이어진 해운산업 불황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경남 중형 조선소들은 거의 쓰러졌다.

가혹한 구조조정을 거쳐 몇몇 중형조선소는 인력, 건조 능력을 대폭 줄여 겨우 살아남았다.

중형 탱커, 중소형 가스선에 경쟁력이 있는 STX조선해양은 올해 8년 만에 주인을 찾는다.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4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대형 조선소 반열에까지 올랐던 STX조선해양은 2008년 금융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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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야드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각한 경영난으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워크아웃)을 시작으로 그동안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이 경영권을 행사했다.

2016∼2017년에는 법정관리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은 지난 27일 2천500억 원 투자유치 계약을 STX조선해양과 정식으로 체결했다.

투자금은 법정관리 졸업 후에도 남아 있는 회생 채무를 갚는 등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이 신주 유상증자 형태로 약속한 투자금을 올해 1분기 안에 집행하면 산업은행을 제치고 STX조선해양 최대 주주가 된다.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 유치는 경영 정상화를 향한 힘 있는 첫걸음이자, 계속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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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HSG성동조선 전경
[HSG성동조선 홈페이지 캡처]



HSG성동조선 역시 올해 회사 정상화를 시도한다.

이 회사 전신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한때 세계 10위권까지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이다.

성동조선해양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파고를 넘지 못해 채권단 관리를 거쳐 2018년 4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창원시에 본사가 있는 조선·해양 플랜트 업체인 HSG중공업이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2019년 12월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정상화 기회를 잡았다.

HSG중공업 인수자금으로 지난해 5월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성동조선해양은 회사명을 HSG성동조선으로 바꿨다.

HSG성동조선은 무급휴직 중이던 성동조선해양 직원 500여 명도 고용승계 했다.

두 중형조선소의 확실한 정상화는 수주에 달렸다.

코로나19에도 선방한 대형 조선소와 달리 중형 조선업계는 지난해 극심한 수주 부진에 시달렸다.

STX조선은 지난해 선수금 환급보증(RG)까지 받은 수주가 3척에 그쳤다.

지난해 수주 의향서를 몇 군데 선사와 교환했으나 아직 정식계약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올 1월 기준 STX조선해양 수주잔량은 6척에 불과하다.

추가 수주가 없으면 올 상반기에 일감이 바닥날 우려가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투자 유치로 신인도가 높아지면서 영업에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HSG중공업은 신조(선박 건조)에서, 선박 블록·플랜트 제작·수리조선 등 3대 분야로 주력사업을 전환했다.

플랜트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풍력발전 중심으로, 선박 블록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소 물량 수주에 집중한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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