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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한반도 평화까지 먼 길…유럽 관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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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출범 새로운 기회…각국 북핵프로그램 중단 위해 공동행동해야"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31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까지는 먼 길이 될 것"이라며 "유럽이 정치적으로 이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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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DVA 출판사 제공=연합뉴스]



그는 독일 역사학자 그레고어 쇨겐과 함께 집필한 저서 '마지막 기회(Letzte Chance)' 발간을 기념해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독일은 분단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공통된 운명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는 "4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구상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소개했다"면서 "이는 용기 있는 구상으로, 매우 지지한다. 전쟁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누구나 이 길이 멀고, 가는 도중에 후퇴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알 것"이라며 "유럽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상대국과 인접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전승하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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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독일 역사학자 그레고어 쇨겐[DVA 출판사 제공=연합뉴스]



슈뢰더 전 총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에 유럽연합(EU)이나 독일의 참여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유럽이 정치적으로 이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공동집필자 쇨겐은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2015년 이란을 위해 했던 것처럼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형태의 회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궤도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의 다자협상을 거쳐 2015년 7월 타결된 바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북미관계 전망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행정부로의 교체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의 새 행정부는 다시 국제기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다자간의 문제해결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단호하게 함께 행동해야 한다"면서 "공통 목표는 한반도에 군사적 갈등의 심화를 피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미국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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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독일 역사학자 그레고어 쇨겐 공저 '마지막 기회'[DVA 출판사 제공=연합뉴스]




슈뢰더 전 총리와 쇨겐은 지난 25일 '마지막 기회(Letzte Chance)-왜 우리는 지금 새로운 세계질서가 필요한가'(Warum wir jetzt eine neue Weltordnung brauchen)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두 저자는 249페이지에 달하는 저서에서 구소련 해체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유럽은 냉전체제의 유물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체제 속에 갇혀 행동반경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군의 창설과 EU 체제의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유럽이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에서 벗어나 인근 지역 분쟁에 자체적으로 개입하고 해결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유럽인들은 앞으로 미국이 개입을 원치 않는 역내 문제를 해결할 여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유럽 방면으로 엄청난 이주 압박이 있는 북아프리카 등에서 원칙적으로는 외교적인, 불가피하다면 군사적인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우리가 반세기 넘게 알고, 소중히 여긴 서구는 이제 더는 없다. 30년 넘게 지났는데도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이제는 반작용밖에 나올 게 없다"면서 "아직 우리는 다시 행동을 재개할 기회가 있다. 우리는 그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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