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월가 흔든 게임스탑 44% 폭락…美 민주당 "월가 반성해야, 청문회 개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최근 공매도 세력을 대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반격에 나서며 주가가 크게 급등한 게임스탑의 뉴저지주 패러무스 매장 모습. 전날 135% 올랐던 게임스탑 주가는 28일 44% 폭락했다 [박용범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개미들의 반란'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종목들이 28일(현지시간) 40~50%대 대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탑(GME)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전날 346.37달러에 거래를 마쳤던 게임스탑은 오전 10시(이하 뉴욕 현지시간) 469.42달러까지 폭등했다. 이후 80분도 지나지 않아 126.0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반등한 주가는 오후 2시 10분 다시 수직 상승해 492.02 달러까지 올랐다가 대폭락하면서 19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44.1% 떨어졌지만 장중에 3차례 엄청난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장중 최저점과 최고점간 차이가 4배 가까이 벌어지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전날 19.87달러에 거래를 마친 AMC엔터테인먼트(AMC)주가는 60% 가까이 하락 출발했고, 오전 11시 25분에 6.52달러까지 급락했다. 이후 다시 오후 2시 10분에 20.61달러까지 치솟은 뒤 수직 낙하해 전날대비 56.6% 하락한 8.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과 전쟁이 있었던 △익스프레스(EXPR) -50.8% △블랙베리(BB) -41.6% △베드 배스&비욘드(BBBY) -36.4%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거래 앱인 로빈후드가 이들 종목의 거래를 제한한다고 발표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로빈후드는 이날 오전 이들 종목을 포함, 변동성이 극히 커진 13개 종목에 대해서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레딧 게시판 등을 통해 매수에 나서자고 나서고 있어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게임스탑은 오후 4시에 거래를 마감 후에 시간 외 거래에서 다시 30% 이상 급등하고 있다.

한편, 월가에서 '공매도의 전설'로 불리는 헤지펀드 대표가 개미군단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대표는 개미들의 커뮤니티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 개설자인 하이메 라거진스키에 전화를 걸었다. 그간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골라 공매도를 치며 천문학적 차익을 실현했던 레프트 대표는 게임스탑 공매도로 대부분 돈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레프트 대표는 가족들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지난해 4월 관리자에서 물러난 라거진스키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에서도 많은 논란을 촉발했다. 그간 대형 헤지펀드들의 행태가 공정했는지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지지하며, 하원에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게임스톱 거래에 당황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개인 카지노처럼 갖고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비용을 치르게 했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른 금융 규제기관들이 잠에서 깨 자기 일을 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월가는 21세기 미국의 승리를 도울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대신, 이 회사를 박살내고 직원들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기 위해 주식을 공매도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며 "이 나라의 미래는 모든 경제 분야에 걸친 접근성과 평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로빈후드가 거래를 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주)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헤지펀드는 마음대로 거래할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만 막은 로빈후드 앱의 결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게임스탑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간다는 분위기에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 S&P 500지수는 각각 0.99%, 0.98%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50% 올랐다. 게임스탑 사태가 절정에 이르렀던 전날 3대 지수가 폭락한 것은 헤지펀드들의 공매도에서 생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종목들과 SPAC주들을 매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은 이런 우려가 해소되며 다시 반등한 것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