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개선 뒷전…지자체 보조금에 매번 인상, 거센 반발
축산물공판장 도체번호 표시작업 [사진=제주시 제공] /사진=fn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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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지역 양돈인들이 제주축협의 잇단 도살 해체 수수료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축산물공판장 시설 현대화 명목으로 제주도로부터 매년 수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2018년 6월 이후 도살 해체 수수료를 두 차례 인상한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또 다시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자 “내부적인 경영악화로 발생한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 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 수수료↑지육율↓ 피해 커
28일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회장 김재우)에 따르면, 제주축협은 규격돈 도살 해체 수수료를 1만9540원에서 2만40원으로 500원(2.5%) 인상할 예정이다.
도살 해체 수수료는 2018년 12월 1만6540원에서 1만7540원으로 1000원(6.0%) 인상된 뒤 이듬해 7월 1만9540원으로 2000원(11.4%) 올랐다. 1년 반 만에 수수료가 재차 인상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도내 양돈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방적인 도살 해체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제주축협은 노후 시설 교체와 작업장 리모델링을 통한 지육품질 향상을 인상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수수료 인상 과정에서 매번 반복되는 것으로 2019년에도 이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묵살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수수료 인상은 지난 2018년 제주양돈농협의 축산물유통센터가 본격 가동되면서 시작됐다”면서 “현재 제주양돈농협의 도살 해체 수수료는 제주축협보다 1000원 낮은 1만8540원일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지육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육율은 도축 후 머리·내장·족과 같은 부산물을 제외한 고기비율을 말한다. 이들은 “지육율이 타 지역은 76%~79%, 제주양돈농협은 75%~76%인 반면, 제주축협 공판장은 72%~73% 수준에 그쳐 이에 따른 손실도 양돈농가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제주축협 공판장은 제주도로부터 매년 시설 현대화 명목으로 수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2018년 1억8000만원, 2019년 1억원, 2020년 4억5,600만원 등 최근 3년간 7억3600만원을 받았으며, 올해에도 시설 현대화라는 명분하에 4억5000만원의 보조금이 배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제주양돈농협 대비 높은 수수료와 수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제주축협 시설은 여전히 노후됐고, 저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제주축협, 경영적자 해소…수수료, 내달 또 오를 둣
앞서 제주축협은 지난 2010년에도 국내 최고 수준의 도축시스템을 구축한다며, 지방비 3억5000만원·국비 융자 4억2000만원을 지원받아 해당 시설을 덴마크로부터 들여오기도 했다.
더욱이 수수료 인상은 결국 제주산 돼지고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어 “제주축협은 제주에서 유일하게 공판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제주축협의 갑질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주축협 측은 이에 대해 “수수료 인상 계획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인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2018년 제주양돈농협의 축산물유통센터가 들어선 후 도축물량이 감소하면서 적자가 많이 발생해 수수료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품질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오는 9월까지 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지역 돼지 도축 점유율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제주축협이 55%, 제주양돈농협이 45%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도살해체수수료 #지육율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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