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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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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백신 수출통제 나서나…"제약사, 수출시 사전고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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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백신 공급 일정 지연에

"계약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겠다"

코로나19 백신 조달에 비상이 걸리자 유럽연합(EU)이 회원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백신 공급 일정을 늦추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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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언 EU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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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측은 이날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접촉해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27개 회원국 백신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언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와의 전화 통화에서 "백신 공급 일정이 늦어질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EU가 백신 생산량 확대를 위해 이미 상당한 투자를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공급 지연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융통성을 발휘해 해결책을 찾아달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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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제약사가 비회원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수출하기 전 고지하는 '투명성 제도'를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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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도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들과 만난 뒤 "백신 공급 지연 문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답변이 명확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았다"며 백신 생산 상황과 수출 과정의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제약사들이 EU 비회원국으로 백신을 수출할 경우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는 '수출 투명성 원칙'을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옌스스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우리는 계약이 공정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면서 "수출 투명성 원칙은 합당한 요구"라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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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아스트라제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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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의는 지난 22일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EU에 공급할 백신 초기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뒤 이뤄졌다.

당초 아스트라제네카가 약속한 1분기 공급량은 8000만 회분이었다. 그러나 백신 공급을 담당한 벨기에 협력사의 문제로 예상 공급량의 39% 수준인 3100만 회분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의 조건부 판매 승인 심사 중으로 오는 29일 결과가 나온다.

앞서 EU와 6억 회분 공급을 계약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도 백신 공급 지연을 예고한 상태다. 화이자는 벨기에 생산시설 확충 공사로 몇 주 동안 백신 출하량을 줄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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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하기에 앞서 “미국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은 비행 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며 입국 뒤 격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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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EU 회원국들은 초기 백신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못 미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는 계약 위반이라며 제약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도 예고한 상태다.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접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쩌면 백신 접종 목표를 3주 이내에 하루 10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상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접종 업무 인력을 늘리고, 백신 생산을 확대하고, 접종 장소를 늘리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구체적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백신 물량 확보가 그 어떤 것보다 큰 도전과제가 되겠지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여름내 집단면역에 한 걸음 다가가 서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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