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스벨트 항모전단 '항행의 자유'
중국군 전투기 등 이틀연속 대만 위협
중 '대만 영토 주장'…미 "대만 압박말라" 경고
대만과 미중 갈등 (PG)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 대결을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미 행정부 아래에서 악화일로를 걸었던 미중 관계가 바이든 정부에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한 상황이 전개됐다.
대만 국방부는 23~24일 이틀 연속 중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대거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해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경계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23일 중국 폭격기 8대와 전투기 4대가 대만 남동쪽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침범 구역은 대만 본섬과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사이다.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에는 핵무장이 가능한 H-6K 폭격기와 J-16 전투기 4대를 비롯해 Y-8 대잠 초계기가 포함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같은 날 루스벨트호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 진입해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루스벨트호가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고 해상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해당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에 대해 대만 측이 루스벨트호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국가 주권과 영토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일축했다.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는 설명이다.
또 같은 날 중국 베이징대 해양연구원이 설립한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미군의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4대와 EP-3E 정찰기 1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1대, C-2A 함재수송기 1대도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24일에도 전투기 12대를 포함해 중국 항공기 15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남동쪽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투기 J(젠)-10 6대, J-16 4대, SU-30 2대, Y-8 대잠기 등이 동원됐으며, 침범지역은 전날과 같은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사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모함 루스벨트호 |
미국은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자 대만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라고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을 포함한 이웃들을 겁주려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계속되는 정형화한 시도를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만이 자기방위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보조할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극도로 확고해 대만해협과 역내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양안 관계(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둘러싼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주목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주미 대만 대표를 초대한 데 이은 조치다.
주미 대만 대표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된 것은 미국과 단교 42년 만으로,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면 배치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군이 23~24일 평소와 달리 정찰기 대신 전투기와 폭격기 투입을 늘린 것이 주목된다"면서 "이는 미국의 우려를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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